키덜트 시장 1조원 이상, 지갑 여는 ‘키덜트족’ 증가에 유통가 새로운 매출 성장동력 상품
한국타미야가 진행했던 미니사구 경기 모습
[부산=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아이들 같은 감성을 갖고 장난감 등에 열광하며 자신의 취미생활을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키덜트족의 증가와 높은 구매력으로 키덜트 매장들이 수억원대 실적을 올리며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유통업체의 새로운 매출 성장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 산업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키덜트 시장 규모는 2014년 5천억원대에서 지난해에는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는 피규어나 레고 등의 장난감을 비롯해 드론, 레이싱카 등 상품도 다양해지면서 시장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듯, 장난감으로만 여겨지던 키덜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유통업체의 마케팅도 분주해졌다. 부산지역 롯데백화점에서는 키덜트족을 겨냥해 피규어, 완구를 비롯해 레이싱 미니카 등 전문매장을 잇따라 선보이며 고객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 광복점에서는 부산에서는 접하지 못했던 미니 경주카로 유명한 프라모델·무선조종(RC) 전문 기업 ‘한국타미야’의 모형 전문 매장 ‘타미야 프라모델 팩토리’가 12월 8일 6층에 오픈한다.
부산지역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타미야 프라모델 팩토리는 건전지와 전동모터로 빠르게 달리는 미니카(미니사구·mini 4WD)를 비롯해 탱크, 전투기 등 정밀 프라모델 모형 상품, RC자동차 등을 판매하는 세계 유명 모형 브랜드로 수많은 마니아들이 매장을 찾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롯데백화점 광복점 매장은 미니카만 취급하는 지역의 다른 매장과 달리 미니카, 무선조정카, 프라모델까지 모두 갖춘 지역 내 유일한 매장으로 운영된다. 또, 아쿠아몰 8층에 미니카 트랙을 별도로 설치해 언제나 고객들이 미니카를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별도로 설치해 선보일 예정이다.
오픈 축하 이벤트로 12월 말 미니사구 스테디셀러인 ABILIST 롯데 한정판 출시를 비롯해, 지하 1층 아쿠아몰에서 12월 15일과 16일, 11시부터 18시까지 부산지역 미니카 마니아를 타겟으로 한 미니사구 대회를 개최해 경주 수상자에게는 롯데상품권 등 다양한 경품도 증정한다.
롯데백화점 광복점 윤상혁 남성팀장은 “30~40대 고객들에게는 어린 시절 추억과 동시에 자녀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자 매장을 오픈하게 됐다”며, “프라모델 팩토리 매장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미니카, RC카 대회 등의 이벤트도 개최해 매니아를 비롯해 고객들에게 많은 볼거리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9층에 마블 컬렉션 키덜트 스토어 샵인 ‘마블 컬렉션 엔터식스’가 오픈했다. 피규어를 비롯해, 헤드셋, 마우스, USB 등 전자기기, 의류, 모자 등 패션상품, 문구류와 리빙까지 총 2,000여가지의 아이템들이 마블 덕후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오픈 이후 월평균 3억원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또, 마니아층이 두터워 스페셜에디션, 한정판 등은 구입가격보다 2~3배 이상을 줘도 사지 못해 키덜트 재테크로도 각광받고 있는 레고와 건담 매장도 지난해9월, 6층과 4층에 각각 입점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레고그룹의 가이드에 따라 디자인되고 자신이 원하는 브릭(brick)과 미니 피겨를 개별로 구입할 수 있는 레고스토어와 건담 프라모델을 판매하는 건담베이스 매장도 매니아뿐만 아니라, 일반 고객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으면서 월평균 1억원을 훌쩍 넘기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롯데쇼핑 홍보실 정호경 팀장은 “어린 시절 향수나 추억과 함께 욜로족, 1인 가구 증가 등 자신의 삶을 중요시하는 라이프 스타일로 변화되면서 키덜트 상품에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며 “키덜트 제품은 경제력이 있는 30~40대가 주요 고객으로 자신이 하고 싶고, 사고 싶은 제품에 지갑을 열고 있기 때문에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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