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살려봐!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
▲ 뿌리채소 도매업을 하는 한창상회 이정우 사장은 온라인에 진출해 활로를 뚫었다. | ||
온라인으로 뚫었다 ‘한창상회’
서울 경동시장에서 감자, 고구마 등의 뿌리채소를 도매로 팔고 있는 이정우 씨. 1996년부터 재래시장에 몸담아 불황을 모르고 장사를 해 오던 그는 얼마 전부터는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신규 재래시장의 개설,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는 할인점 등 악재가 한꺼번에 몰아쳐 매출 하락이라는 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고민 끝에 그가 생각해낸 대안은 온라인에 점포를 열어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것. 2년 전부터 오픈 마켓인 옥션(www.auction. co.kr)서 ‘elie29’라는 아이디로 뿌리채소류 판매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고구마, 감자 등 가격 경쟁력이 있는 상품 몇 개만 올려놨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은 겁니다. 지금은 시장에서 취급하고 있는 상품 대부분을 온라인에서도 팔고 있습니다.”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면서 매출은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 지금은 전체 매출의 30~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졌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인기 상품은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온라인에서는 아무래도 가격 경쟁력이 높은 상품, 즉 저가 상품이 인기가 많고 반대로 오프라인에서는 가격보다는 품질이 좋은 상품이 많이 팔려나간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인기 없는 제품이 온라인에서 오히려 인기를 끄는 경우도 있어 재고량 조절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매출은 오프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고객 관리에 있어서는 온라인이 더 신경 쓰이는 편이다.
“시장에서는 물건을 대량으로 사가는 전문 도매상인을 상대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어요. 오래된 단골 고객이 많기도 하고요. 하지만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온라인은 제품의 질과 맛, 가격, 배송 등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일이 더 많습니다.”
그는 고객이 믿을 수 있도록 시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한창상회’라는 상호를 온라인에서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또 정직한 판매를 위해 판매 상품의 사진을 직접 촬영해 올리고 고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상세한 설명도 덧붙인다.
현재 온라인에서는 고구마, 양파, 감자, 당근 등 10개 품목을 취급하고 있는데 가격은 상품의 종류와 크기에 따라 1500~3만 원까지 천차만별이다. 가격이 1만 1900원인 ‘10㎏ 꼬마밤고구마’는 온라인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효자상품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상품성이 없어 산지에서 출하되는 양이 많지 않은 단점이 있다. 때문에 그는 도매시장을 돌아다니며 작은 고구마를 걷어오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렇게 구입하는 고구마의 양은 한 번에 200~300박스. 한 박스를 판매하면 700~1000원 정도의 수익이 이 씨의 손에 떨어진다.
온라인 구매는 대부분 젊은 여성 고객이 많고 선물용 구매도 많은 편이다.
재래시장은 보통 이른 새벽부터 낮 12시까지가 가장 바쁘다. 오후 2~3시면 다른 가게들은 일을 마무리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이 씨는 오후가 더 바쁘다. 새벽 4시에 가게 문을 열어 낮 12시까지는 도매상인을 대상으로 판매를 하고 오후 1시에는 온라인 접수를 마감, 이후부터는 포장작업에 들어가 6시에 택배 발송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이 바빠지면서 어머니가 도우미를 자청하고 나섰다.
이 씨는 “우리 농산물 판매자라면 상품의 모양과 묻어있는 흙만 보고서도 원산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단순히 판매에 연연하는 것보다는 상품별 생산, 저장, 출하시기를 파악하고 좋은 상품을 선별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창 상회’의 온·오프라인 1일 평균 매출은 100만 원 정도. 한 달 평균 수익은 400만~500만 원 정도다.
▲ 김성수 젊은양파김치 사장은 양파로 만든 신개념 김치를 내놔 인기를 모으고 있다. | ||
‘젊은양파김치’는 말 그대로 배추가 아닌 양파를 주 재료로 한 새로운 개념의 김치다. 양파 생산지로 유명한 전북 부안에서 김성수 사장이 직접 개발해 낸 상품이다.
그는 “어렸을 적 시골에서 양파를 솎아내 쪽파처럼 양념에 버무려 먹었는데 그 때의 맛을 잊지 못해 사업성을 검토, 본격적으로 양파 김치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한다.
전국의 양파 생산지와 소비지를 대상으로 시장조사를 한 기간이 2년이다. 조사 결과 아직 양파를 김치로 만들어 대중화한 곳은 없었다. 그는 품종과 재배방법 등 수많은 시행착오 과정을 거치고 문제점을 보완해 지금의 양파 김치를 만들었다.
‘젊은양파김치’의 특징은 양파에 달린 줄기와 잎까지 모두 이용한다. 잎과 줄기가 달린 양파를 수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양질의 국내산 양파를 사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또 양파의 잎과 줄기는 쓴맛이 나고 알맹이는 단맛과 매운맛이 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개운한 맛을 유지한다는 것이 김 사장의 설명.
“양파는 ‘밭에서 나는 불로초’라 불릴 만큼 좋은 식품입니다. 또 음식의 잡냄새와 누린내, 비린내 등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어 모든 음식과 잘 어울리죠. 양파김치는 특히 고기와 함께 먹었을 때 소비자 반응이 가장 좋습니다. 고깃집에서는 고기매출을 올려주는 효자 상품으로 ‘고기 도둑’이라는 애칭까지 생겼습니다.”
현재는 식당과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전화주문을 받아 판매하고 있는데 1㎏, 3㎏ 단위의 주문이 많은 편이다.
양파김치 1㎏의 가격은 보통 5000~1만 원 선. 알맹이 크기에 따라 공주, 선비, 장군, 왕 양파김치로 구별되는데 굵기가 가장 가는 것이 ‘공주’, 가장 굵은 것이 ‘왕’ 양파김치다. 굵기에 따라 제품 가격이 15배까지 차이가 난다고. 식당에서는 대부분 굵기가 굵고 가격이 저렴한 왕 양파김치를 주문하고 있다.
양파김치는 계절적 특성상 3월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가 주된 생산기간이다. 전북 부안군 변산면에 위치한 1700여 평의 공장에서는 연 평균 4~5톤의 양파김치를 생산한다. 만들어진 양파김치는 영하 2℃의 저온 숙성실에 보관되는데 일반 김치와 마찬가지로 일정한 숙성시간이 지나야 제맛이 나기 때문이다.
“양파김치도 지금은 생소하지만 결국에는 소비자들에게 대표 건강식으로 인정받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는 앞으로 각 시·도·군에 ‘젊은양파김치 지정식당’을 정해 두고 지속적인 공급을 실시할 예정이다. 지정 식당에는 가격 할인 혜택도 주어진다. 전국 진출 후에는 해외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일본과 미국에는 해외 바이어의 요청으로 이미 납품을 진행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젊은양파김치’의 월 평균 매출은 1000만~2000만 원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