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 발행 여부 주목…삼성생명 닮은꼴 될 가능성 커
상장된 국내 생보사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삼성생명이 0.62배, 한화생명이 0.37배 등이다. 자본총계(연결기준)가 9조 9738억 원인 교보생명이 삼성생명만큼 후한 평가를 받으면 공모가는 30만 1600원 정도다. 한화생명 수준이라면 18만 원으로 내려간다. 현재 교보생명 장외가는 주당 29만 원선이다.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 본사 건물 전경. 고성준 기자
어피니티가 2012년 당시 매입한 가격은 1주당 24만 5000원이었다. 지난해 재무적투자자(FI) 사이의 지분거래 때 가격은 29만 5000원이었다. 30만 원 이상이면 FI들이 손실은 면할 수준이다.
그런데 신창재 회장은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자본확충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신주를 발행하겠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주식 가치가 희석된다. 삼성자동차 부채 해결을 위해 상장했던 삼성생명도 이 때문에 신주발행 없이 구주만 시장에 매출했다.
이러자 어피너티컨소시엄은 교보생명의 상장 결정에도 풋옵션(지분을 일정한 가격에 되팔 권리)을 철회하지 않기로 했다. 풋옵션은 신 회장 개인에게 행사하는 것이라 회사가 IPO를 결정했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지는 게 아니라는 논리에서다. 하지만 속셈은 공모가가 신 회장과 약속한 가격을 밑돌 경우에 대비한 포석으로 보인다. 공모가가 행사가보다 낮으면 신 회장이 그 차액을 보상해야 한다. 결국 교보생명 상장도 공모가 높이기가 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삼성생명 주가는 상장 후 10년이 다 돼 가도록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교보생명이 끝까지 신주발행을 고집할 경우 보통주 외에 우선주 발행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자본확충 효과는 내면서 보통주 주가 희석을 막을 수 있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