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교실은 더이상 어린이 전유물이 아니다”...다이어트와 취미생활 등 성인들의 축구배우기 ‘붐’ 이색
[일요신문] “나도 황의조처럼” 어린이들만을 대상으로 했던 사설 축구강습이 성인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차범근 전 감독이 독일에서의 선수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국내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축구꿈나무 육성을 위한 ‘차범근 축구교실’을 창설하는 것이었다.
차 감독은 초등학교 고학년에 돼서야 축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당시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좀 더 어린나이부터 아이들과 축구를 가까이 하고자 자신의 이름을 따 축구교실을 창설했다.
이후 홍명보, 김병지, 송종국 등 한국 축구 레전드부터 염기훈, 김신욱에 이르기까지 많은 전현직 축구선수들이 축구교실을 만들었다. 유명선수 출신이 아니더라도 꿈나무들을 길러낸다는 사명감으로 축구교실 열풍에 동참했다.
하지만 학교가 아닌 외부에서 축구를 배우는 것은 이제 어린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주 52시간 근무 시행 등으로 취미생활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성인들 또한 개별적으로 축구 강습을 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에선 생활체육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습 동영상 콘텐츠도 인기를 끌고 있다. ‘고알레’, ‘석꾸축구’, ‘JK아트사커’ 등 다양한 채널이 축구를 가르쳐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일요신문’에서는 성인을 대상으로 강습을 진행하는 강사를 찾아 직접 수업을 체험해보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K리그 성남 FC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현재 축구를 가르치고 있는 최명진 강사는 “성인들의 축구 강습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축구 선수를 대비하는 이들이 별개로 ‘과외’를 받는 형식이 아니었다. 그는 “순수하게 취미로, 축구가 좋아서 시작하는 사회인들이 수강생”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드라마틱한 변화를 경험한 수강생을 소개했다. 그는 “축구를 배우고 싶고 체중 감량을 하고 싶다는 분이 오셨다. 처음에 오실 땐 체중이 100kg에 육박했다”면서 “공을 가지고 하는 기본기 훈련과 체중감량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코디네이션 훈련을 병행했다. 한 달 반 정도 지났을 때 10kg이상 체중이 줄었다. 리프팅도 100개 이상 쉬지 않고 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전에는 5개도 하기 힘든 분이셨다”고 말했다.
한편, 2015년 말 진행된 공개 테스트를 뚫고 성남에 입단한 최명진 강사는 지난 여름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한 김학범 감독, 공격수 황의조와 함께한 경험이 있다. 그는 잠이 많은 황의조, 사우나 냉탕 입수를 즐기는 김학범 감독의 생활 습관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