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덕방’ 말 그대로 집이 아닌 행복을 팔아요
그러나 자격증 취득이 ‘탄탄대로’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중개업소 과잉 등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가 등장하면서 문을 닫는 중개업소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휴·폐업으로 문을 닫은 중개업자 수는 2만 3494명으로 나타났다. 새로 생기는 만큼 망하는 업소도 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창업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 부동산중개업 ‘창업의 정석’과 생존 전략을 알아 봤다.
1999년 3월 이전에는 공인중개사 자격을 취득한 후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중개업 허가를 받아야만 부동산중개업을 할 수 있었으나 이후 등록제로 부동산중개업법이 개정되면서 창업이 수월해졌다. 2000년에는 부동산 활황기를 맞으면서 중개업소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해 주택 토지 등 부동산 거래 시장이 크게 침체되면서 중개업소의 개설 속도는 다소 주춤해진 상황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07년 4분기 현재 등록된 공인중개사는 6만 8879명으로 전 분기(6만 9175명)에 비해 0.4%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2006년 4분기 당시 등록자 수가 그해 전 분기보다 1.9%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인 수치다. 또 지난해 공인중개사 합격자 수는 1만 9093명으로 2006년 합격자 수(1만 496명)보다 82% 늘어났지만 등록 공인중개사 수는 2603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한다. 자격증은 취득했지만 개업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창업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접었다고 볼 수는 없다. 새 정부가 각종 부동산 관련 규제를 풀기를 기대하며 적절한 창업의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중개업소 창업을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우선 자신의 여건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중개업소 창업에는 사무실 임대료와 인테리어 가구 등 시설비, 매월 운영비용 등을 생각해야 하는데 준비된 자금으로도 창업이 가능한지, 부족하다면 나머지 자금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꼼꼼히 계획을 세워야 한다. 대출을 이용할 경우 자기자본을 최소한 70% 이상 확보한 상태에서 창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한다. 대출금이 과하면 마음이 불안해져 조급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계획한 자금보다 20% 정도의 여유자금을 더 준비하는 것은 안정적인 운영에 도움이 된다.
창업 준비가 완료되면 반경 20㎞ 범위 내에 국토이용계획, 도시계획을 참고로 주거형태에 따른 시장조사를 실시하도록 한다. 장소는 준비된 자금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장소에 따라 창업비용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고객과의 접근성이 좋은 곳은 권리금만 1억 원이 넘는다. 따라서 여럿이 모여 합동사무소나 대형 법인을 여는 것도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점포 규모는 개인 창업의 경우 16~33㎡(5~10평) 정도가, 공동 창업의 경우 66~130㎡(20~40평) 정도가 적당하다. 사무실 입지는 아파트 단독주택 오피스텔 등 주로 취급하고자 하는 부동산 상품에 초점을 맞추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주차시설 횡단보도 버스정류장의 위치 등 접근이 편리한 곳이라면 금상첨화다. 점포 계약을 체결하고 내·외장공사를 실시한다. 필요하다면 종업원을 모집하고 교육도 해야 한다.
관할 시·군·구청에 관련 서류(공인중개사 자격증 사본, 법인 등기부등본, 연수교육 이수증 사본 등)를 준비해 영업 등록을 하고 관할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하면 모든 과정이 끝난다. 최근에는 프랜차이즈 체인점 방식으로 부동산중개업소를 내는 사람도 많다. 프랜차이즈 방식은 본사와 가맹점 계약을 맺고 본사로부터 부동산 시세 등 각종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받는 시스템인데 국내 부동산정보 제공업체 대부분이 이 방식을 채택·운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문적인 지식과 풍부한 정보, 고객과의 신뢰가 부동산중개업소 성공의 제1조건”이라고 강조한다. 자격증만 가지고 준비 없이 뛰어들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므로 창업 전 부동산 시장 전반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부동산중개업소에 취직해 미리 경험을 쌓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업계 종사자에 따르면 부동산중개업소를 개설하는 데는 점포 비용을 제외하고 1000만 원 정도가 든다고 한다(16㎡ 기준). 월매출은 점포별 영업 전략에 따라 가감이 있을 수 있으나 대략 500만~1000만 원 정도며 임대료 관리비 광고비 등을 제외한 순수익은 200만~300만 원 정도로 볼 수 있다.
도움말=한국공인중개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