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대학’ 통해 학업 동기 얻은 학생 많아…학교폭력 해결 위해 ‘학생지원센터’ 신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사진=김장수 기자)
[일요신문] 9시 등교, 야간자율학습 폐지, 교원임용 차별화 등 획기적 교육정책을 도입, 학습 자율성을 높이고 혁신 교육의 진가를 드러낸 이재정 교육감. 경기도민들은 이 교육감에 한층 높은 지지를 보내며 지난해 다시금 경기도 교육의 책임자로 택했다. 이재정 교육감은 올해를 ‘학교 자치 원년의 해’로 보고 있다. 학교에는 자치를, 학생에게는 더 많은 경험을 통해 자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 교육감을 지난 16일 교육청에서 만났다.
―2019년 경기도 교육 정책에 방향은 어떻게 되나.
“첫 번째는 학교민주주의의 실현으로 모든 아이들이 교육다운 교육을 받는 것이 목표다. 교육의 본질에 충실한 학생 중심, 현장 중심, 행복한 배움이 돼야 한다. 마을, 지방의회 등 학교 밖에서의 교육협력의 확대를 통한 혁신교육도 준비하고 있다. 도교육청 내부적으로는 조직 개편을 통한 미래교육국과 교육과정국을 신설해 융합과 협업이 가능한 체제를 갖추고 미래혁신교육정책과 창의융합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도교육청은 정책의 기획, 연구, 평가 수행에, 교육지원청은 학교 현장 지원 기능에, 단위 학교는 수업에 집중하며 학교자치를 실현하는 것이 올해 교육 정책의 방향이다.”
―올해 교육사업 중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있다면.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다. 3‧1운동 체험으로 우리 역사를 이해하고 삶의 동기를 만드는 해가 될 것이다. 역사교육, 통일교육과 혁신교육 3.0을 맞아 혁신학교 650개, 혁신학교 포럼, 혁신교육지구 27개를 운영한다. 학교문화혁신으로 시작한 학교민주주의, 학교자치, 교육자치를 실현한다. 학교기본운영비를 자율편성하고 학생자치회, 학생의회, 학부모회를 강화할 계획이다.”
―경기꿈의대학은 획기적인 정책 중 하나로 도입했을 때부터 많은 기대를 받은 바 있는데 실제 어떤 성과를 냈는지, 운영 과정의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있다면.
“가정, 학교, 대학, 지역사회를 넘나드는 교육경험을 통해 학생들이 교과 지식 학습에서 벗어나 상상력과 창의력을 기르고 미래역량을 신장시킬 수 있도록 지속적 노력하고 있다. 올해는 총 114개 기관(94개 대학, 20개 기관)에서 2100강좌를 운영, 4만 2000명의 학생이 참여한다. 특히 올해는 참여기관에 삼성전자, 수원화성박물관, 국제사이버대학교 등이 추가됐다. 학생 편의를 위해 기존 20차시 운영을 17차시로 감축했으며 토요일 강좌 운영 확대, 셔틀버스 지원과 실험실습 강좌 재료비 추가 지원을 늘렸다. 학교생활에 의미를 못 찾고 자퇴하려다 꿈의 대학을 통해 동기를 얻고 학교생활을 열심히 한다는 학생과 가정 형편이 어려워 본인이 희망하는 조리 수업을 들을 수 없었으나 꿈의 대학의 요리강좌를 통해서 꿈을 준비해가는 학생이 있었다. 이런 사례가 꿈의대학의 목적 중 하나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사진=김장수 기자)
―이재정 교육감 본인은 단순한 주입식 교육보다 삶 전체를 의미 있게 사는 것에 중점을 두는 언론 인터뷰나 강연이 유명한데 간단하게 자신의 교육철학에 대해 설명한다면.
“학생이 행복한 교육, 교육다운 교육이 필요하다. 미래에는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학생들이 꿈을 찾고 진로를 설계해나가며 스스로 희망을 만들어 가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은 학생들이 꿈꾸는 내용을 교육을 통해서 이뤄지도록 도울 것이다. 교과서, 교실만이 아닌 체험을 통해서 진로를 찾고 꿈을 만들어 가도록 할 것이다. 민주시민교육, 통일시민교육, 미래시민교육이 필요하다.”
―최근 수면 위로 드러난 학교폭력, 성폭력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은.
“학교폭력 해결을 위해 올해 교육지원청에 ‘학생지원센터’를 신설한다. 단위학교의 학교폭력 행정을 지원하고 생활인권지원센터 기능, 학교폭력갈등조정자문단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폭력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적인 접근과 해결’이 필요하다고 본다. 성폭력 해결은 발생한 사안에 대한 심리상담 등 적극적 개입과 함께 실효성 있는 예방책 마련과 제도개선을 위한 근본적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경기도에 새로운 형태의 사립유치원이 생긴다던데.
“동탄2신도시에 학부모들이 뜻을 모아 직접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형태의 사립유치원을 만들기로 했다. 화성시와 경기도교육청이 부지와 건물을 지원하고 운영은 학부모로 이뤄진 협동조합에서 하는 형태다. 이것이 성공하면 전국적인 롤 모델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사진=김장수 기자)
―마지막으로 학부모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2019년은 학교자치 원년의 해로 학교예산의 편성과 집행권한을 학교에 돌려주고, 학부모들은 학교구성원으로 참여해 감시와 감독이 아닌 협조와 지원의 역할을 통해 학생 중심 교육활동이 펼쳐질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학교민주주의가 정착할 수 있도록 학교문화 혁신의 역할을 맡아줘야 한다. 학생들은 우리의 희망이자 미래다. 희망과 미래를 만드는 일은 교육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학교와 교육에 대한 신뢰를 가져주시길 당부 드린다.”
김장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