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받지만 명이 짧아…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에게
1심 선고공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지사가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고성준 기자
경남도지사직은 유독 사퇴가 빈번했다. 경기도지사는 민선 1기 이인제 전 경기도지사의 대선 출마를 위한 사퇴 이외에는 중도 사퇴가 없었지만 경남도지사들 가운데 사퇴는 3번이다. 그리고 권한대행인 행정부지사마저도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했으며, 류순현 권한대행은 한경호 세종특별자치시 행정부시장과 서로 자리를 맞바꾸기까지 했다.
1~3회(민선) 경남도지사를 역임한 인물은 김혁규 전 지사다. 그는 한나라당 소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고, 참여정부 출범 이후 치러진 17대 총선을 앞두고 도지사직을 내려놓았다. 당을 탈당하고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 그리고 비례대표 4번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그 빈자리는 장인태‧김채용 권한대행이 채웠다.
5회 경남도지사는 김두관 전 지사다. 마을 이장 출신이자 경남 남해군수를 역임했던 그는 경남도지사와 경남 지역 국회의원 수차례 출마했지만, 매번 좌절을 맛봤다. 때문에 경남도지사 당선은 그에게 뜻 깊은 결과였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역시 얼마 못 가 경남도지사직에서 사퇴하게 됐다. 18대 대통령 선거 민주당 경선 출마를 위해서였다.
그 다음 자리를 메운 사람은 홍준표 전 지사다. 그는 보궐선거에서 62.9%라는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으며, 2014년 6월 지방선거 재선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홍 전 지사 역시 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한국당 후보로 선출돼 경남도지사직에서 사퇴했다.
홍 전 지사는 마지막 사퇴하는 순간까지 민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대선 입후보를 위한 공직 사퇴시한을 3분 남긴 밤 11시 57분에 사임통지서를 경남도의회 의장에게 제출했다. 결국, 이 사임안은 이날 밤 통과되지 못했고, 홍 전 지사는 대선에 출마했지만 도지사 보궐선거는 무산됐다. 도민들에게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자리를 떠나는 실례를 저지르는 와중에도 보궐선거까지 원천 차단한 것이다.
경남도지사는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다음으로 언론과 정치권의 주목을 받는 자리다. 하지만 역대 경남도지사들 개개인의 정치 행보와 출세욕으로 공석이 되고 채워지는 것이 반복됐다. 이번에도 법원의 판결에 따라 경남도청의 주인이 자리를 비우게 됐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