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진짜 배후 밝혀라” 여당 “최악의 판결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12월 13일 오전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열린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 보고회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왼쪽)와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야당은 김 지사를 넘어 문 대통령까지 겨냥해 정치적 압박을 이어갈 생각이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30일 논평을 내고 “권력에 의해 묻힐 뻔했던 ‘진실’이 밝혀졌다”면서 “김 지사가 댓글로 대선여론을 조작하고 여론조작의 대가로 인사를 약속한 것은 민주주의를 유린한 중대한 범죄”라고 비판했다.
윤 수석 대변인은 이어 “김 지사와 드루킹의 댓글조작은 2017년 대통령 선거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대선결과의 정당성에 대한 국민적인 의혹이 거세지고 있다. 문 대통령의 입장표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김경수의 진짜 배후를 밝혀라”라며 “검찰은 철저한 수사로 불법 여론조작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라. 불법여론조작 사건에 ‘관용’과 ‘성역’이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야당은 댓글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점에서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과 직결됐던 과거 국정원 댓글 사건과 유사한 점을 부각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심지어 대선 불복 프레임으로 확장될 조짐마저 감지되고 있다.
줄곧 김 지사를 옹호해온 민주당은 당혹감에 감추며, 향후 대응방안에 나섰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정해놓은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증거가 부족한데도 억지 논리를 내세워 스스로 사법 실리를 무너뜨리는 최악의 판결을 했다”면서 “(항소심 등) 재판 과정에서 충분한 소명을 통해 결백이 밝혀지고 무죄를 인정받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는 최종 판결까지 차분하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경수 경남지사 판결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판결”이라며 야권에서 문 대통령이 대선 당시 댓글 조작을 인지하고 관여했는지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는 것에 대해선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김 지사의 공직 상실이 결정되는 판결 확정까지 걸리는 상당 시간 동안 김 지사 개인의 도덕적인 타격은 물론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에는 여야 정치권이 입을 모으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