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후보지 선정 과정 공정성·객관성 떨어져”…시민단체 등 대대적 철회운동 시사
전투비행장화성이전반대범시민대책위원회, 화성시의회 수원군공항반대특위, 더민주 화성(갑) 지역위원회가 2월 12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합동기자회견을 열고 수원전투비행장 화성호 예비이전후보지 선정 철회를 촉구했다. 사진=김장수 기자
[일요신문] 수원 전투비행장의 화성 이전을 반대하는 시민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화성시의회, 더불어민주당 화성갑 지역위원회, 화성시 시민단체들은 12일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원 전투비행장 예비이전 후보지 선정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기간 어수선한 틈을 타 일방적으로 발표한 화성호 예비 이전 후보지 선정은 철회돼야 한다”면서 그간의 수동적인 반대에서 대대적인 철회 운동을 전개할 것임을 시사했다.
아울러 이들은 최근 언론을 통해 군 공항을 이전하며 민간공항을 함께 검토 중이라는 소식은 군 공항을 이전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며 “더는 불필요한 소모전으로 화성시민을 괴롭히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에 더해 “만약 수원시가 2월 임시국회를 통해 또다시 군 공항 이전을 위한 일방적 행보를 강행한다면 화성시민들의 큰 분노와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인순, 오진택 경기도의원을 비롯해 박연숙 화성시의회 군 공항 반대특위 부위원장, 최청환 시의원 등 시도의원들이 상당수 참석해 회견에 힘을 더했다.
수원 전투 비행장 이전사업은 2013년 국회의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이후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이듬해 수원시는 국방부에 최초 이전 건의서를 제출했다. 2015년 화성시도 이전을 반대하는 결의문을 채택해 수원시와 국방부에 전달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2015년 6월 국방부가 수원시의 이전 건의서를 승인하며 전투 비행장 이전이 가시화될 상황에 놓이자 화성시는 수원 전투 비행장 화성 이전 저지 범시민대책위를 구성하고 대대적인 대응에 나선다.
2017년 화성시는 군공항이전대응담당관을 신설하고 전면전에 돌입했다. 같은 해 4월에는 예비이전 후보지 선정 철회 권한쟁의 심판 청구 및 1700명의 시민과 국방부 앞 항의집회도 가졌다. 지난해 수원 무를 지역구로 둔 김진표 의원이 군공항 이전 특별법을 발의하자 2500명의 시민이 상경, 국회 앞에서 군공항 특별법 개정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군공항 특별법 개정안 반대 상경 시위.
화성시와 화성시민들은 수원 군공항 이전이 절차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군공항 예비이전 후보지 선정은 양측의 공동의 현안 사항임에도 수원시가 사전 협의에 미흡했고, 예비이전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도 공정성과 객관성이 결여돼 있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는 수원시의 군공항 이전건의서에 화성시 화옹지구를 예비이전 후보지로 검토한다는 내용(2014.11.수원군공항 이전결의서)과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에서 김진표 의원(수원 무)이 한민구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예비후보지를 복수로 발표하지 말고 화옹지구 단수로 발표하고 행정지원과 주민투표’를 독려하는 발언(2017.2.14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록) 등에서 찾고 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군공항이전지원과는 지난해 일요신문의 취재 당시 “군공항 이전 부지는 국방부가 결정한 것이고 수원시는 화성으로 옮겨달라는 요청을 한 적이 없다”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화성시가 근거로 제시한 이전 결의서가 사실이라면 수원시는 내심 화성 이전을 염두해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군공항 이전의 명분이 부족하다는 근거는 이뿐만이 아니다. 수원 전투 비행장은 오롯이 수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부 화성에도 걸쳐있다. 이 때문에 그간 비행장으로 인한 피해를 동일하게 입은 화성에 비행장을 떠넘기는 것은 공평부담 원칙에도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이외에도 환경오염, 화성 동,서부 간 균형발전 저하 등 각종 사안들이 화성시와 시민들이 전투 비행장 이전을 반대하는 이유다.
현재 군공항 이전 사업은 예비이전 후보지 선정(2017.2.16 국방부 발표) 단계에 와있다. 앞으로 이전부지 선정·실무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이전후보지 선정, 이전 주변지역 지원계획 수립, 주민투표, 이전사업 및 지원사업 시행 등의 과정이 남아있으나 화성시와 시민들은 더 이상 계획이 진행되지 않도록, 군공항 이전이 완전 철회될 때까지 싸운다는 방침이다.
김창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