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상벨 울렸지만, 4층엔 스프링클러 없어
- 지은지 40년,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 제외
대구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19일 오전 7시11분께 대구시 중구 포정동의 한 건물 4층 사우나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소방차 58대, 소방관 190여명 등을 동원해 20분만에 불을 껐다. 그러나 이 불로 A(64)씨와 B(74)씨가 남탕에 쓰러져 숨졌다. 다른 건물에 있던 70여명은 연기를 흡입했으며 이 가운데 65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1명은 온몸에 화상을 입은 중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화재 당시 건물 안에는 비상벨이 울린 것으로 확인됐다. 비상벨 소리를 들은 건물 주민들은 대부분 밖으로 탈출했으며 일부는 옥상으로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해당 건물은 지은 지 40년이 넘었다. 또 소화기와 스프링쿨러가 3층까지 설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작 화재가 난 4층에는 화재대비시설이 없었던 것이다. 사실 해당 건물의 4~7층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다. 소방법에 따르면 6층 이상 또는 연면적 5000㎡ 이상의 신축 건물의 모든 층에는 스프링클러는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해당건물은 1980년에 지어져 소방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건물은 지하 2층, 지상 7층, 연면적 2만5094㎡ 규모로 지하는 기계실과 노래방, 1~2층은 상가, 3~4층 찜질방과 사우나, 5층 이상은 아파트로 구성됐으며 107세대가 거주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해당 건물의 가구 가운데 부재중이거나 문이 잠겨 연락이 안되는 곳이 있어 추가 피해 여부도 확인 중이다.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수사본부를 꾸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전기안전공사와 함께 합동 감식을 벌인다. 수사본부는 대구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2개팀과 중부경찰서 형사 3개 팀 등 총 53명으로 구성됐다.
중구청은 해당 건물이 1970년대에 지어진 것을 고려해 구조기술사와 함께 건물 긴급 안전진단을 할 예정이다.
한편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해당 건물이 건축법령상 근린생활시설(목욕탕 등)으로 허가 받아야 하지만 백화점·아파트로 허가받았으며 건축물 용도 변경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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