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증설 허가 연장 등 위해 지역 건설사와 기자까지 동원한 유흥접대 정황 포착
S 사의 화성시 공장부지 도면으로 붉은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불법 허가 건축물이다.
S 사는 자동차 제동장치를 만드는 2차 밴더업체다. 경기도 화성에 본사를 두고 있던 이 업체는 2011년 11월 화성시로부터 공문을 받았다. △공장설립 승인 취소의 건 △불법산지전용지에 대한 복구 명령 등 두 가지 건이다. 공장설립 승인을 받은 뒤에도 장기간 설립하지 않고, 산지를 도로 및 주차장으로 불법 활용한 게 문제가 됐다.
공장설립에 대한 승인은 토지가격을 좌우하기 때문에 투기를 조장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행정당국의 신중한 인허가가 필수다. 공장설립 승인이 나고 4년 안에 공장설립을 완료해 신고해야 한다. 기간 내에 공장을 설립하지 않을 경우 설립승인이 취소된다.
2005년 3월 공장증설 승인을 받은 S 사는 공장을 설립하지 않았지만 6년이 지난 뒤에야 화성시의 제재망에 들었다. 화성시는 행정처분 유예조건에 따라 2013년 9월로 공장설립 완료시기를 미뤄줬다. 하지만 공장은 설립되지 않았고, 2013년 10월 화성시는 재차 공장설립 승인 취소의 공문을 보냈다. 여기엔 ‘사업추진상황서 및 의견서를 제출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공장을 설립하지 않은 경우 승인이 취소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S 사는 ‘장비를 해외에서 도입하는 데 문제가 생겨 공장 증설이 당장은 어렵다. 유예기간을 연장해달라’는 답변서를 제출했다.
화성시는 경영상 문제로 공장설립이 어렵거나, 사업의지는 있지만 당장 설립 이행이 어려운 업체에 대해서는 공장설립 시기를 유예해줬다. 다만, 2014년 6월까지 공장설립 완료가 되지 않을 경우 승인을 취소하겠다는 최후통첩을 조건으로 달았다.
최후통첩이 온 2014년경 S 사는 용역관계에 있던 경기도 지역 토목건설업체 B 사를 구원투수로 등판시켰다. S 사 내부 문건에는 ‘B 사 사장의 도움, 역할’, ‘B 사 사장에게 내용 전달’ 등의 메모가 발견됐다. 또 ‘화성시청 A 국장 통해 업무 진행, 우선 유예절차 진행, 유예기간 동안 승인 나도록 노력 중’과 같은 내용도 적시돼있다.
S 사의 불법산지전용 문제 해결 과정에도 B 사가 개입한 정황이 포착됐다. 산지를 불법으로 전용한 데 대해 화성시는 산지관리법에 따라 2011년 복구명령을 내렸다. S 사 김 아무개 대표는 호소문을 통해 ‘용지가 부족해 산지를 주차장으로 사용했다. 기업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선처해달라’며 ‘2013년 12월부터 공장을 이전할 계획이라 복구 시기를 미뤄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약속된 기간에도 산지복구와 공장이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화성시는 재차 공문을 발송해 복구명령 이행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S 사는 이행 계획서도 기간 내 제출하지 않았다. S 사 김 아무개 회장은 뒤늦게 공문을 통해 ‘2015년 공장 이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선처를 부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화성시청 공무원을 접대한 영수증을 첨부해 S 사에 해당 비용을 청구한 내부 문건.
이후 B 사는 화성시의 산지와 기업정책을 담당하는 과장을 접대하는 자리를 가졌다. 2014년 4월 S 사 내부 지출결의서 ‘시청 공무 경비’ 결재문건에서 이 같은 내용이 발견됐다. B 사 사장의 카드로 결제가 이뤄졌고, 이를 S 사로부터 돌려받기 위한 결재문서다. 이 문서에는 접대 사유와 참석자, 영수증이 첨부됐다.
두 번에 나눠 결제된 영수증에는 참석자에 ‘화성시청 C 과장, D 과장, 지역일간지 국장, B 사 전무’가 기재돼 있다. 접대사유로 보이는 항목에는 ‘산림복구, 건물증축 관련’이 기재됐다. 이 문건은 S 사 대표이사까지 결재가 이뤄졌다.
B 사 대표 카드로 결제된 이날 자리에는 총 510만 원이 들었다. 경기도 화성시 한 유흥주점에서 210만 원, 봉사료 300만 원이 결제됐다. 업소 주소지에 따르면 이 업장은 룸살롱이다. 단순 술값으로만 봐도 비싼 금액인데 봉사료가 300만 원이라는 점에서 의문을 자아냈다.
화성시 출입기자로 30여 년간 활동해온 언론사 국장과 화성시청 과장이 민원인과 함께 부적절한 자리를 가졌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특히 C 과장과 D 과장은 S 사의 당면 문제를 담당하던 부서 책임자였다.
B 사 관계자는 “S 사로부터 공사를 맡아하고 있다 보니 경기도 사정을 잘 몰라서 화성시청에 가서 몇 번 상황을 설명한 적 있다”며 “전혀 불법적인 부분은 없었고 친한 사람들끼리 자리를 한 정도”라고 당시 사정을 설명했다.
당시 자리한 것으로 알려진 국장은 “나는 술을 못 먹는 사람인데 그런 자리를 가질 리 없다”며 “산림과장을 알지만 부정적인 자리를 가진 적 없다”고 주장했다.
접대자리가 이뤄지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14년 4월 말 S 사는 불법산지전용에 대한 복구계획서는 제출했지만 실제 복구는 이뤄지지 않았다. 심지어 해당 부지에 건축물까지 지어졌다. 이는 화성시가 보존하고 있는 2015년 항공사진에도 나온다. 산지복구 계획과는 반대의 행보다. 또한 승인 취소 최후 통첩 기간인 2014년 6월을 한참 지나서도 공장을 설립하지 않은 S 사에 대해 2017년에서야 공장설립 승인이 취소됐다.
S 사 회장은 화성시 공장부지와 관련한 문제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금재은 기자 silo123@ilyo.co.kr
알려드립니다 본 신문은 지난 2월 21일자 사회면에 ‘[단독] 룸살롱 접대로 민원 해결 화성시 S사와 시청 공무원 유착의혹’ 기사에서 S 사가 지역업체 B 사를 통해 화성시 공무원을 한 유흥업소에서 510만 원을 결제해 접대했다는 보도를 했으며 이 자리에 지역일간지 국장이 참석한 것으로 영수증에 기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기사에 등장하는 B 사 사장과 전무가 그런 접대 자리가 없었다고 알려왔습니다. 그럼에도 관련 영수증이 존재하는 데 대해 B 사 대표는 “대금 결제가 이뤄졌다면 몇몇 관계자가 비용 처리를 명분으로 유용하기 위해 일탈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