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헌 회장(왼쪽), 강명구 회장 | ||
MH의 경영복귀 가능성은 지난 12월 중순 단행된 현대엘리베이터 임원인사에서 MH의 측근 인사인 강명구 현대택배 부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으로 전격 기용되면서 더욱 힘을 얻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이 인사가 발표된 후 회사내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각종 추측이 나돌았다. ‘현대엘리베이터맨’으로 불리던 최용묵 부사장이 아닌, 현대그룹 출신 강명구 부회장이 전격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사실상 경영주도권을 잡았기 때문이었다.
강 부회장은 현대건설, 현대전자, 하이닉스반도체, 현대구조조정본부 등 현대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친 정 의장의 최측근. 현재도 강 부회장은 현대유니콘스 부회장, 현대구조조정본부 부위원장, 현대택배 대표이사 부회장 등을 겸하고 있을 정도다.
강 부회장이 난데없이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으로 전격 발령이 나자 현대엘리베이터 내부에서는 조만간 MH의 경영복귀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았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경영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경험이 풍부한 강 회장과 실무형의 최용묵 사장 ‘투톱체제’를 갖추게 됐다”며 MH의 경영복귀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MH의 컴백을 위한 초석 다지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MH는 현대상선 4억달러 대북지원설이 불거지기 직전이던 지난 9월 전까지 현대상선 대주주로서의 경영 복귀가 유력시 됐다. 그러나 동생인 정몽준 의원이 대선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대북 사업차 미국행에 올랐던 정 의장은 네 달이 되도록 귀국하지 못한 채, 한때 경영복귀마저 불투명해졌다.
그러나 대선이 끝난 후 정 의장의 발목을 붙들었던 악재들이 많이 사라졌다. 정몽준 의원의 대선 출마 포기, 햇볕정책을 옹호하는 노무현 후보의 당선 등은 MH의 운신폭을 넓히고 있다. 이런 시점에 현대그룹 내의 주요 요직들을 그의 측근들이 차지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현대 관계자는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정 의장이 속히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며 “1월 초 정도가 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