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 금고 1년 6월 집행유예 3년,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벌금 1000만 원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임준선 기자.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관여 활동을 지시한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태업 부장판사)는 21일 김 전 장관의 군형법상 정치관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김 전 장관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군의 정치적 중립 의무 조항은 과거 군이 정치에 깊이 관여해서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한 불행한 역사를 반성하는 차원에서 6월 항쟁 이후 헌법에 명문화한 것”이라며 “국방부 최고 책임자인 피고인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해 국민이 갖는 군에 대한 기대와 믿음을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주권자인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왜곡함과 동시에 정당과 정치인의 자유경쟁 기회를 침해하는 결과를 야기했다”며 “국가기관이 특정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자유로운 여론 형성과정에 불법으로 개입하는 건 어떤 명분으로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 전 장관은 북한의 대남 심리전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작전을 편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적법한 사이버심리전 범위를 벗어나 정작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훼손하는 결과를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이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3년 말 국방부 조사본부의 사이버사 정치관여 의혹 수사를 방해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도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김 전 장관이 2012년 6월 사이버사령부가 댓글 공작에 투입할 군무원을 새로 채용할 당시 친정부 성향을 지녔는지를 판별하도록 조치하고 호남 지역 출신은 선발에서 배제토록 조치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는 무죄(증거불충분)로 판단했다.
이날 재판부는 김 전 장관과 공모해 댓글 작전을 지시한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에겐 금고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3년간 형 집행을 유예했다.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은 정치관여 혐의는 무죄, 군사기밀 문건을 유출한 혐의는 유죄가 인정돼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한편, 김 전 장관은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세월호 보고시간 조작’ 혐의로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는데다 구속적부심을 통해 풀려났던 만큼 구속은 면해 항소심도 불구속 상태에서 진행된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