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 만나는 시간에 기습 출석하자 노림수 논란도...8시간 30분 동안 조사 받고 귀가
승리(이승현)가 버닝썬 성접대 의혹 등 관련 조사를 위해 경찰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2월 27일 오후 9시께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광수대)에 승리가 모습을 보였다. 승리는 자신이 운영에 참여했던 클럽 버닝썬에서 자신의 사업 투자자들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승리는 다음날인 28일 오전 5시 30분께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검은 정장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낸 승리는 현장에 있던 취재진들에게 “저와 관련된 모든 의혹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며 “특히 마약 같은 부분은 마약수사대에서 원하는 모든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각종 논란들과 의혹들로 인해 많은 분들이 화가 나 계시지만 모든 의혹들이 하루빨리 밝혀질 수 있게 최선을 다해 수사를 받겠다”며 “조사 결과를 지켜봐주시면 좋겠고, 언제든지 다시 불러주시면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승리는 성접대 의혹과 버닝썬 내 성범죄 및 마약 유통, 경찰유착 등 관련 의혹에 대해선 침묵으로 일관하고 준비된 차량에 올라타 자리를 피했다.
광수대는 이날 조사에서 승리와 관련된 모든 의혹 전반을 다뤘다고 전했다. 마약투여 확인을 위한 소변 및 모발검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날 승리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는 승리에게 제기된 성접대와 마약 투여 의혹 등을 전면 부인하면서 경찰에 출석해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YG는 지난 26일 한 인터넷 매체가 승리의 성접대 의혹을 보도하자 “해당 기사는 조작된 문자메시지로 구성됐으며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며 “가짜뉴스를 비롯한 루머 확대·재생산 등 일체의 행위에 대해 법적으로 강경 대응할 것”이라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해당 매체는 승리가 사업 파트너들과 나눴다는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을 통해 승리와 배우 박한별의 남편 유 아무개 씨, 버닝썬의 직원 등이 해외투자자들에게 성접대를 제공하려는 정황이 있었다며, 버닝썬 성접대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있었던 이날 승리가 양국 정상이 만나는 시간대에 경찰에 나온 것을 두고 여론의 관심을 적게 받으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된다. 앞서 승리는 자신이 직접 운영에 관여하는 뉘앙스를 그동안 언급하다 버닝썬 폭행 논란이 불거져 사건이 마약과 성폭행, 경찰 유착 등으로 확전되자, 지난달 24일 군대 입대를 이유로 돌연 클럽 이사직을 그만두었다.
승리(이승현)가 버닝썬 성접대 의혹 등 관련 조사를 위해 경찰에 출석하며 취재진을 지나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에는 승리의 투자파트너로 알려진 박한별 씨의 남편 유 씨와 공동 운영 중인 유리홀딩스에 대한 의혹까지 번지며 승리를 압박하자 경찰 조사를 미룰 수 없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경찰은 언론보도와 각종 신고로 승리의 버닝썬 사태 관련 의혹과 연관성 등 내사를 벌여왔다.
특히, 경찰은 버닝썬 내에서 각종 마약을 비롯해 속칭 ‘물뽕’(GHB)이 공공연히 유통돼 왔으며 이를 악용한 성폭력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는 의혹, 그동안 122건에 달하는 버닝썬 관련 112신고 내용들, 강남경찰서와 클럽의 유착 관계 등을 유심히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경찰 수사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그동안 클럽 관련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경찰의 태도가 미심쩍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찰은 지난해 버닝썬에 미성년자가 입장해 음주를 한 사실을 무마해주는 등 영업 편의를 봐줬다는 ‘경찰관 유착’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24일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더욱 담보하겠다”며 버닝썬과 관련된 모든 사건을 광수대로 이관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