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틀야구연맹 한영관 회장 “어린이들의 축제 리틀야구, 투명성 확보는 어른들의 숙제”
3월 4일 화성 드림파크야구장에서 열린 ‘2019 리틀야구 지도자 자정결의대회’. 사진=한국리틀야구연맹
[일요신문] 한국리틀야구연맹이 ‘2019 지도자 자정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 행사와 함께 한국 리틀야구는 본격적인 2019 시즌 출발을 알렸다.
3월 4일 오전 11시 30분 화성 드림파크야구장은 전국에서 모인 리틀야구 지도자로 북적였다. ‘2019 지도자 자정결의대회’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한국리틀야구연맹이 지도자 자정결의대회로 새 시즌 출발을 알리는 이유는 따로 있다.
2월 6일 설 연휴 마지막 날. ‘채널 A’는 “서울 광진구 리틀야구단 A 감독이 학부모를 폭행한데다, 학부모로부터 성접대를 받은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채널 A는 <피해 학부모들 “진학 때문에…리틀 야구 감독은 왕”>이란 제목으로 리틀야구 논란 관련 후속 보도를 이어갔다.
한편 서울 광진리틀야구단 일부 학부모는 A 감독을 개인 비리 및 협박 혐의로 고소했다. A 감독은 학부모의 고소에 즉각 대응했다. A 감독은 자신을 고소한 학부모를 명예훼손 및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다. 양 측의 고소와 관련해 경찰은 조사를 진행 중이다. ‘리틀야구 감독 갑질 논란’과 관련한 정확한 사실관계는 경찰 조사가 끝난 뒤에야 가려질 전망이다.
한국리틀야구연맹 측은 “경찰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더불어 한국리틀야구연맹은 자체적으로 전국 리틀야구단 운영 실태와 관련한 전수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전수조사는 연맹 산하 170개 리틀야구단을 대상으로 4월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리틀야구연맹은 ‘리틀야구 감독 갑질 논란’이 언론에 보도되기 전인 1월 말부터 ‘광진구 리틀야구단 갑질 논란’과 관련해 자체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연맹은 경찰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A 감독 징계와 관련한 스포츠공정위를 개최할 계획이다.
연맹 관계자는 “연초부터 좋지 않은 소식으로 심려를 끼쳐 리틀야구인으로서 죄송한 마음”이라면서 “연맹 산하 170개 구단 전수조사를 통해 이와 같은 논란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을 쏟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광진구 리틀야구단 갑질 논란의 사실관계는 경찰 조사를 통해 정확히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적인 잘못과 별개로 ‘리틀야구단 지도자가 학부모들과 회식 이후 2차 술자리를 가져선 안 된다’는 게 연맹 내부 규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최근 불거진 논란과 관련해 연맹의 기본 방침이 ‘선수 및 지도자의 도덕성과 투명한 팀 운영’이란 점을 강조하려 지도자 자정결의대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자정결의대회에서 ‘리틀야구의 초심’을 강조한 한국리틀야구연맹 한영관 회장. 사진=한국리틀야구연맹
한국리틀야구연맹 한영관 회장은 이번 자정결의대회를 통해 ‘초심’을 강조했다. 3월 5일 결의대회 현장에서 기자와 만난 한 회장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연맹 관계자들과 리틀야구 지도자들이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메시지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한 회장은 “리틀야구는 모든 게 어린이를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무슨 일을 진행하든 어린이 눈높이에서 진행돼야 하는 게 리틀야구다. 그게 바로 한국리틀야구연맹의 초심이자 모토다. 이번 자정결의대회를 통해 리틀야구 관계자 모두가 초심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게 어린이 중심이기에 리틀야구에선 경기 내·외적인 투명성을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금전적인 부분에서도 모든 구단이 예외 없이 투명성 확보에 노력해야 한다. 연맹은 투명성 유지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감시할 관리책임이 있다”면서 “모두가 한마음으로 투명성 유지에 힘써야만 한국 리틀야구가 계속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리틀야구는 ‘2018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국제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에 대해 한 회장은 “어린이 야구에서 성적은 최우선이 아니다”라면서 “어린이들이 리틀야구를 통해 꿈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리틀야구 시스템 자체가 투명해야 한다. 그것은 어른들의 숙제다. 연맹은 그런 시스템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9 지도자 자정결의대회’와 함께 새 시즌에 돌입한 한국 리틀야구는 투명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전망이다. 한국리틀야구연맹이 ‘감독 갑질 논란’이란 악재를 통해 리틀야구 질적 발전의 초석을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2019시즌 리틀야구 첫 대회인 ‘제2회 화성시장기 전국리틀야구대회’는 3월 14일 화성 드림파크야구장에서 개막할 예정이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