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방송 하차·경찰 수사, 용준형 “채팅 짜깁기” 주장에 SBS 측 재반박도
불법 영상 촬영 및 유포 등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 사진=임준선 기자
지난 11일 SBS 8뉴스는 승리의 카카오톡 채팅 메시지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이 단체 채팅방에 함께 있던 한 남성 연예인의 불법 촬영 영상 공유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당시 뉴스에서는 정준영의 이름과 얼굴을 최초로 공개했다.
현재까지 밝혀진 정준영의 ‘불법 촬영 영상’ 촬영 및 유포는 2015년 12월 처음 시작됐다. 누군가와 성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을 자랑하듯 밝힌 그는 자신이 몰래 촬영한 영상을 단체 채팅방에 공유하기도 했다. 정준영이 영상을 공유한 채팅방에는 승리를 비롯한 유명 연예인들이 다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정준영의 영상을 직접적으로 소비한 관계자는 아니지만 최소 ‘방관자’로 지목된 연예인이 있다. 보이그룹 하이라이트의 용준형(30)이다. 당초 보도에는 ‘가수 용 아무개 씨’로 거론됐지만 현 국내 가요계에서 용 씨 성을 가진 가수가 용준형 뿐이기 때문에 단독으로 지목됐다.
공개된 카카오톡 메시지에 따르면 정준영은 용준형에게 “동영상(몰카 영상) 찍어서 보내준 거 걸려가지고ㅋㅋㅋㅋㅋ”라고 말했다. 용준형은 이에 “그 여자애(영상 속 피해 여성)한테 걸렸다고?”라고 물었다. 당시 보도에서는 이 카카오톡 채팅방에 정준영, 용준형 외에 다른 이들도 함께 있었다고 언급됐다.
용준형 측은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하이라이트의 소속사 어라운드어스엔터테인먼트는 11일 저녁 공식입장을 내고 “해당 채팅 메시지는 용준형과 정준영의 1대 1 대화 내용으로 정준영이 2016년 사적인 일로 곤혹을 치르고 있을 당시 무슨 일이냐고 물었던 용준형의 질문에 ‘동영상 찍어서 보내준 거 걸려가지고’라고 답변한 내용에 대해 그리고 ‘그 여자애한테 걸렸다고?’라며 거기에 반문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정준영은 2016년 9월 상대 여성의 동의 없이 자신의 성관계 영상을 촬영해 피소됐던 바 있다. 어라운드어스의 주장에 따르면 용준형은 이 시기에 정준영과 대화를 했기 때문에 영상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말이 된다.
보이그룹 하이라이트의 멤버 용준형은 정준영의 불법 촬영 영상 공유 사실을 인지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사진=어라운드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에 더해 정준영이 단체 채팅방 뿐 아니라 자신과 친한 연예인 등 지인과의 1대 1 채팅에서도 불법 영상을 공유했다는 폭로까지 나온 상황이다. 그렇다면 정준영이 이와 같은 행위를 반복적으로 해 온 사실을 그와 친분이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현재까지 실명이 거론되고 직접 해명한 관계자 가운데 용준형에게 비난의 화살이 모이는 이유다. “최소한 불법 영상이 촬영되고 공유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방관했다”는 지적이다.
승리의 성접대 카톡에서 촉발된 남성 연예인들의 불법 촬영 영상 공유 후폭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성매매 알선 등 혐의로 입건된 승리를 비롯, 정준영 역시 성폭력 특례법 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가 적용돼 경찰의 수사대상으로 떠오른 상태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된 다른 연예인들도 참고인으로 조사하는 한편, 정준영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방침을 밝혔다.
한편 현재 tvN 예능 ‘현지에서 먹힐까3’ 촬영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정준영은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귀국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출연 중인 KBS 2TV 예능 ‘1박 2일’, tvN 예능 ‘짠내투어’ 역시 정준영의 하차를 결정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