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최우선 설계 및 의료시스템 도입…120년 역사 이어가
- 지하철 2호선 강창역 내에서 병원으로 바로 진입
- 새 병원과 현재 대구동산병원으로 양병원 체제 운영
[대구=일요신문] 최창현 기자 = 그동안 대학병원이 없었던 대구 달서구와 경북 인근의 80만 주민들에게 양질의 의료가 제공된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이 다음달 15일 최첨단 새 병원을 개원한다. 1899년 대구의 중심지에서 ‘제중원’으로 시작한 계명대 동산병원은 120년 ‘메디컬 프론티어’ 정신을 이어 대구의 서쪽 달구벌대로(계명대 성서캠퍼스)에 새로운 100년의 역사를 연다.
새 병원 이름은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이며, 동산동 현위치에는 ‘대구동산병원’이 새롭게 태어난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야경(사진=동산병원 제공)
새 병원은 대지 4만228.4㎡, 연면적 17만9218.41㎡, 지하5층, 지상20층의 1041병상을 갖춘 지역 최대 규모의 의료기관이다. 계명대 동산병원의 건축은 지난해 9월28일 달서구청으로부터 준공 승인을 받았다. 또한 동산병원 교직원들이 사용자 준공검사를 거쳐, 같은해 11월30일 건설사로부터 정식 인수를 받았다. 이후 12월초부터 의료장비와 가구 및 비품들이 계속 도입되고 있으며, 현재는 전교직원들이 새병원 현장에서 적응교육과 모의진료를 실시하며 환자를 맞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동산병원은 존스홉킨스대병원 등 세계적 수준의 미국 병원 8곳을 모델로해 ‘환자 최우선’으로 설계됐다. 건물은 ‘치유의 손’, ‘교감의 손’, ‘기도의 손’을 표현해 이른바 ‘감동의 손길이 함께 하는 치유의 동산’ 컨셉을 반영했다. 따라서 병원 외관은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모습이며, 환자 사랑과 치유의 소망을 담고 있다.
# 에너지 절약형 ‘친환경’ 건물
- 헬리포트 설치로 빠르게 환자 이송
동산병원은 미국 그린 빌딩 협의회(Green Building Council)로부터 LEED 그린 빌딩 등급 시스템 인증을 받았다. 새 병원은 에너지 절약형 친환경 건물임을 인정하는 LEED(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 미국친환경건축물인증) 기준에 맞춰 친환경 건축 설계, 자재 및 자원, 실내 환경, 특히 병원 내 공기, 물 등 모든 부분에 친환경 요소를 접목한 ‘친환경 병원’이다. 이러한 녹색건물은 도시 열섬을 저감하는 건물로서, 실내공기의 질을 높이고 물 사용량과 에너지 소비량, CO2 배출량 등을 감소시킨다. 1층 로비는 넓은 아트리움으로 빛과 자연을 담았으며, 동서향으로 건축됐기 때문에 건물 곳곳에는 자연채광이 스며들고 중앙광장, 치유정원 등 환자와 내원객들의 휴식공간이 마련돼 있다.
병원 내부는 최첨단 의료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최신 사양의 장비와 시스템을 갖추었다. 방사선량과 소리는 크게 줄고 검사 속도는 빨라진 국내 최고 사양인 MRI와 CT가 설치됐고, 암 진단에 특화된 디지털 PET-CT도 국내 최초로 도입됐다. 이외도 60여종, 2000여점의 신규 의료장비가 도입됐다. 국내 최초로 주사약 자동조제시스템(ADS)도 도입했으며, 중환자실은 감염방지를 위한 1인실을 강화했다.
뿐만 아니라 차세대 전산시스템, 질병정보를 애니매이션으로 알기 쉽게 만들어 환자나 보호자들에게 휴대폰 전송하는 하이챠트(HI-Chart) 설명처방 서비스, 종합건강검진 결과를 모바일로 확인하는 모바일건강검진 서비스, 진료예약부터 결과, 주차정산까지 모든 병원이용 과정을 앱으로 검색하고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 앱 도입까지 대구·경북 최초의 스마트 병원으로 거듭난다. 병원 옥상에는 헬리포트를 설치, 생명이 위급한 환자들을 신속하게 이송할 수 있다. 글로벌 병원으로서 2개 국어 동시통역이 가능한 국제회의실도 갖추었다.
김권배 동산의료원장은 “새 병원 주변은 의과대학, 간호대학, 의과학연구동, 약학대학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메디플렉스(Medical Complex)를 이루어 ‘메디시티 대구’를 이끌어 가는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국내 최고 수준 ‘수술센터’
- 음성인식시스템 갖춘 로봇수술센터
특히 수술센터는 국내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추었다. 비수도권 최초로 3개의 로봇시스템을 구축하고 음성인식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갖추었는데, 의사가 손과 발을 쓰지 않고 음성으로 모든 수술 장비를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다. 대구·경북 최초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복합혈관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외과수술과 중재시술을 동시에 시행할 수 있어 환자의 합병증을 최소화한다.
모든 수술실에서 동일한 시술이 가능한 통합시스템이 장착됐으며, 수술 전후의 전체 작업 흐름을 최소화하고 시간을 단축하는 등 의료진이 수술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수술 효용성을 높였다. 또한 수술실 내에 설치된 캠으로 수술 전 과정이 촬영되며, 촬영된 영상은 모바일을 통해 전 세계 실시간 라이브 수술(Live Surgery)이 가능한 최첨단 시스템이다. 영상을 보며 참여 의료진간의 채팅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도 수술센터는 감염 예방을 위한 설계와 설비를 갖추었다. 수술센터 전체를 클린존과 비클린존으로 나눠 클린존에는 모든 출입이 제한돼 항시 청결이 유지되고, 수술실 입구에 설치된 에어커튼으로 외부 공기 유입이 차단된다.
# 심뇌혈관질환센터·암치유센터 중심…중증환자 치료
- 지하철 2호선 강창역에서 병원 지하로 바로 연결
새 병원은 심뇌혈관질환센터와 암치유센터가 중심이돼 중증질환 및 고난도질환을 집중 치료하는 연구중심적인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지금까지 동산병원은 대구·경북 최초의 심장이식 및 인공심장이식과 함께 관상동맥질환, 부정맥, 뇌졸중, 뇌동맥류수술 등 심뇌혈관질환 진단과 치료에 있어 국내 선두를 달려왔다. 암 분야에서도 로봇수술의 독보적 기술, 다학제 통합진료, 인공지능(AI) 왓슨 도입 등 선진의료를 이끌어 왔다. 정부의 각종 진료 평가에서도 모두 1등급을 받아 그 위상을 인정받았다.
또한 첨단시설뿐 아니라 환자의 안전과 편의를 최우선으로 하는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병원건물은 아트리움(메디프라자)을 중심으로 외래진료부와 중앙진료부가 나뉘어져있어 길 찾기가 매우 쉽다. 외래진료부는 센터별로 구성돼 있으며 외래동 사이에 야외정원을 조망할 수 있는 휴게공간이 마련돼 있다. 병동부는 자연경관과 조망권을 고려해 데이룸을 확보, 환자와 보호자의 안정을 추구했다.
건축적인 면뿐만 아니라 병원이용에 있어서도 선진 시스템들을 준비하여 환자 편의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하철(2호선 강창역)에서 새 병원 지하로 바로 연결돼 접근이 매우 편리해진다. 병원 안에는 33대의 엘리베이터와 20대의 에스컬레이터를 운영하는데, 환자 및 고객전용 운영을 통해 수송업무와 분리해 효율적인 환자 이동에 중심을 두었다.
# 다음달 6~14일 동산동 휴진
- 4월12일 이전 봉헌식 가져…15일부터 본격 진료
오는 30일부터 행정부서를 시작으로 동산동에서 성서로 2주간의 이사를 시작한다. 현 동산동에서의 외래진료는 4월5일까지 운영되며 6~14일 외래진료를 휴진한다. 이후 12일 오전 10시 새 병원 1층 로비에서 전 교직원과 내·외부 초청자들과 함께 ‘계명대 동산병원 이전 봉헌식’을 가진다. 15일에는 학교법인 계명대 정순모 이사장과 신일희 총장을 비롯해 법인, 계명대, 동산의료원 관계자들이 개원예배를 드린 후 새 병원 첫날 환자를 맞으며 본격 진료를 시작한다.
# 현 동산동에 ‘대구동산병원’ 2차 병원으로 재개원
- 209병상, 23개 진료과 운영
계명대 동산병원의 성서 이전·개원과 함께 현 동산동 병원도 2차 종합병원인 ‘대구동산병원’으로 동시 개원한다. 대구동산병원은 209병상 규모에 23개 진료과를 개설하고, 특히 만성질환, 신장 및 혈액투석, 소화기진료 등을 특성화하고, 응급실을 찾는 급성기 환자들의 신속한 진료와 만성질환자 진료에 집중한다. 개원후 1년이 지나면 350병상 규모에 26개 내외의 진료과로 확대하고, 개원 3년 이후에는 500~600병상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김권배 원장은 “대구의료의 120년 역사를 이끌어온 계명대 동산병원이 새 병원 건립과 함께 또 지역을 벗어나 국내 의료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새 역사 창조에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