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때까지 원내대표’ 나경원은 여유…이혜훈 심상정은 ‘대연합·단일화’ 변수에 달려
여의도 여풍을 이끄는 4인방은 추미애(6선·서울 광진을) 더불어민주당, 나경원(4선·서울 동작을) 자유한국당, 이혜훈(서울 서초갑) 바른미래당·심상정(경기 고양갑·이상 3선) 정의당 의원이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 박은숙 기자
차기 총선에서 이들의 생환은 의석수 1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들의 당선 여부가 유리천장이 높은 정치권의 시대·세력 교체와 맞물려서다. 제헌 국회 구성 이후 지금껏 국회의장은커녕 부의장조차 배출하지 못했다.
관전 포인트는 이 중 몇 명이나 낙선·낙천의 칼날을 피하느냐다. 처한 상황은 제각각이다. 우선 민주당의 전임 대표였던 추 의원은 본선 경쟁력보다는 당내 공천권 등 예선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역대 총선마다 선수 높은 의원들은 ‘중진 물갈이’의 희생양으로 전락했다. 20대 총선에서도 5선의 이미경 전 의원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의 칼끝에 걸리면서 낙천했다.
이 의원뿐 아니라 이해찬 현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유인태·강기정·전병헌·오영식 의원 등도 본선 링에 오르지 못했다. 추 의원이 예선의 벽을 넘어도 한국당 ‘자객 공천 1호’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의 광진을 대혈투에서 이겨야만 7선 고지에 오른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인 셈이다.
한국당 원내대표인 나 의원은 상대적으로 여유롭다. 나 의원의 임기는 2년이다. 차기 총선 공천 때까지 당내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른 당의 동작을 경쟁자들은 정치 신인에 불과하다.
민주당은 추미애 전 대표 비서실 정무조정실장 출신인 강희용, 바른미래당은 유명 변호사인 장진영 전 최고위원이 각각 동작을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다. 야권 한 관계자는 “나 의원은 한때 ‘선거의 여왕 2’로 불렸을 정도로 본선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혜훈·심상정 의원의 정치생명 연장 여부는 ‘대연합과 단일화’ 등 외부 변수에 달렸다. 이 의원은 보수색이 짙은 서초갑의 터줏대감이지만, 한국당과 보수대연합을 꾀하지 못할 경우 민주당 후보가 어부지리를 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심 의원도 마찬가지다. 20대 총선에서 심 의원은 진보 단일화 없이 과반(53.0%)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보수정당의 내부 분열에 따른 반사 이익이 한몫했다.
또한 이 지역은 일산동·서구와는 달리 농촌 비율이 낮지 않은 탓에 보수 유권자도 많다. 18대 총선에서 심 의원은 손범규 한나라당(현 한국당) 후보와 맞붙어 380여 표 차이로 석패했다. 야권 단일화로 나섰던 19대 총선에서는 심 의원이 170표 차이로 신 후보를 꺾었다. 정의당 한 관계자도 “단일화 여부가 변수”라고 말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