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문화권 대표 문화도시 공인 기회로 활용
지난해년 7월 김해시 율하천 주변에서 시민주도형 축제인 ‘가야문화프린지’ 행사가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경남=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김해시는 도내 최초 문화도시 지정을 받기 위해 전력 투구한다고 23일 밝혔다. 가야문화권을 대표하는 문화도시로서 공인을 받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시는 지난해 12월 경남에서 유일하게 문화체육관광부의 제1차 문화도시 예비사업지 10곳에 이름을 올렸고 올 연말 있을 문화도시 최종 지정을 준비하고 있다.
문화도시는 도시 이미지 부각을 위한 지자체의 일반적인 수식어 붙이기가 아니라 지역문화진흥법이란 법률 규정에 의해 국내 처음으로 지정되는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시는 올 한해 내실 있는 예비사업이 본 지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문화도시 예비사업 대상지역들은 1년간 예비사업을 추진하며 9월 중 예비사업 추진현황 중간결과 보고, 10월 중 문체부 문화도시심의위원회의 현장실사를 거쳐 11월 중 예비사업 최종결과 발표회를 끝으로 예비사업 추진실적 평가일정을 마무리한다.
이후 문체부는 12월 초 제1차 문화도시 지정에 대한 최종심의, 의결을 거쳐 12월 말 제1차 문화도시를 지정, 공표할 계획이다.
문화도시 지정 지자체 수는 5~10개 선이 될 것으로 보이며 지정 후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최대 200억원(국비 100억원, 지방비 100억원)의 예산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허성곤 시장은 “문화도시는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매우 귀중한 프로젝트”며 “올 한해 촘촘하고 내실 있는 예비사업을 발판으로 반드시 도내 최초의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받아 55만명 시민 스스로 만들어가는 문화도시 김해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왜 문화도시인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많은 대도시들은 급속한 도시화에 따라 과거의 단편적인 해결 방식으로는 풀 수 없는 복잡다단한 문제에 직면해 있는 동시에 새로운 차원의 도시 발전 전략을 요구받고 있다.
개발, 발전과 관련한 지구촌의 최근 화두는 단연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며 이를 추동하는 동력은 문화임이 이미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인구 55만명, 전국 14대 대도시의 반열에 올라있는 시가 도시의 철학과 가치를 재정립하고 미래 발전을 견인하는 새로운 전략의 해답을 문화에서 찾았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김해는 2천년 전 찬란한 가야 역사에 바탕한 풍부한 전통 문화와 인구의 약 33.6%에 이르는 청년들이 선도하는 현대적 문화를 보유하고 있으며 도내에서 가장 많은 약 2만 7천여 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는 문화 다양성의 도시다.
이는 소지역주의, 청년, 다문화 등 다양한 사회 이슈들을 문화로 풀어 내는 선도도시로 기능할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러한 김해만의 문화적 특질들을 하나의 문장으로 집약한 ‘오래된 미래를 꿈꾸는 역사문화도시 김해’란 슬로건은 김해가 문화도시의 방향키를 제대로 잡고 있다는 방증이다.
가야라는 브랜드를 소재로 역사와 문화를 씨줄과 날줄로 정교하게 엮어낼 김해의 행보가 자못 흥미롭다.
지난 9일 김해시청 대강당에서 문화도시 김해 조성을 위해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 수렴하는 ‘문화도시 100인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문화도시 예비사업
시는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2018~2022)을 예비사업으로 삼고 이달 초 문체부에 예비사업 계획서를 제출했다.
총 17억4500만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예비사업은 연계사업을 포함해 4개 부문, 11개 분야, 27개 세부사업으로 1년 간 진행된다. 시는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문체부 컨설팅단의 자문을 거쳐 이달 말 예비사업 추진계획의 최종본을 제출할 예정이다.
△문화도시 추진 거버넌스 운영 활성화 사업 △문화도시 추진체계 구축사업 △문화도시 관련 행·재정적 기반 확보 사업 △문화도시 실현을 위한 예비운영사업 등 크게 4개 부문으로 이뤄진 각각의 대표적인 예비사업들은 문화도시 추진을 위한 기반 조성과 대중 인식 확산에 방점을 두고 있다.
문화도시 추진 거버넌스 운영 활성화 사업은 김해가 최종적으로 지향하는 시민 주도의 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기초 작업의 성격이 짙다.
문화도시 100인 토론회, 권역별 라운드 테이블 등 문화에 대해 누구나 말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이른바 ‘말하는 김해, 토론하는 김해’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시는 계획한 총 60회의 포럼이 지역 기반의 다양한 활동 그룹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화도시 추진체계 구축사업은 권역별 고유의 지역문화에 대해 연구하고 사회적 현안과 의제들을 제안하고 토론하면서 문제를 해결해가는 연구방인 가야리빙랩, 문화도시사업을 추진하는 리더 그룹을 발굴하는 사회적경제 네트워크 등이 대표적이다.
시는 이를 통해 사회실험 프로젝트 3건을 발굴, 실행하고, 문화도시사업 수행이 가능한 사회적경제 조직 20개 팀을 발굴해 권역별 독자적인 문화도시 추진을 이끌 방침이다.
문화도시 관련 행·재정적 기반 확보 사업은 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제도적 근거 마련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올 상반기 문화다양성 조례, 하반기 문화도시 추진 조례 제정이 계획돼 있으며 문화도시사업추진단 구성과 문화도시 지정을 위한 예비사업 전문 컨설팅 용역도 병행할 예정이다.
문화도시 실현을 위한 예비운영사업은 예비사업의 하이라이트다. 문화도시사업에 함께 할 수 있는 청년그룹과 지역활동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문화청년육성지원사업, 300명 가입을 목표로 한 문화도시 시민클럽 조직, 시민이 만들어가는 문화프로그램을 지향하는 시민 문화기획 공모, 중앙도심의 본 축제와는 별도로 외곽지역에서 시민들이 스스로 만들고 즐기는 시민 축제인 김해 프린지, 한옥체험관을 활용한 문화적 거점공간 조성사업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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