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코웨이 인수 위해 불가피한 선택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웅진코웨이를 인수해 그룹 재건에 성공하기 위해 태양광사업을 접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준필 기자
2000년 말 태양광 발전이 유망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각광받자 많은 대기업들은 잉곳과 웨이퍼 사업에 진출했다. 그러나 상당수 기업이 대부분 부도를 맞거나 철수한 상태다. LG실트론(현 SK실트론, 2013년 철수), SKC솔믹스(2016년 철수), 한솔테크닉스(2016년 철수), OCI계열사인 넥솔론(2014년 법정관리), STX솔라(2013년 GS그룹에 매각), 이앤알솔라(GS그룹 STX솔라 인수 후 2016년 철수) 등이다.
웅진에너지 외부감사인인 EY한영은 최근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의문을 불러일으킬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있다”며 감사보고서에 ‘의견 거절’을 밝혔다. 웅진그룹의 지주사인 ㈜웅진이 “웅진에너지에 대해 더 이상 자금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게 원인이다.
웅진그룹은 2014년부터 웅진에너지에 1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해왔다. 하지만 웅진에너지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1117억 원이 발생했다. 누적결손금이 3642억 원, 유동부채(1년 내 갚아야 하는 부채)가 유동자산보다 1226억 원 많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자본잠식이 진행되면서 결국 감자를 결정했다. 증자나 채무조정 등의 외부지원 없이는 경영정상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최대주주인 ㈜웅진마저 돕기를 거절한 마당에 나설 곳이 있을지 의문이다.
웅진에너지가 외부에 매각될 가능성도 별로 없다. 웅진그룹 관계자들조차 “매각가치가 높지 않아 재무적으로 웅진코웨이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부채상환에 별로 도움이 않는다”며 “그룹은 웅진씽크빅과 웅진코웨이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힐 정도다.
사실 웅진그룹은 ‘제 코가 석자’다. 지난해 MBK파트너스로부터 2조 원 넘는 값에 코웨이를 되사오면서 진 재무부담이 상당하다. 원리금을 제대로 갚지 못하면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가까스로 되찾은 웅진코웨이 경영권을 다시 내줘야 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종합체육시설과 테마파크운영사인 웅진플레이도시 매각도 공식화된 상태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