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소시엄 구성 중인 넷마블·카카오 대결될 듯…텐센트, 두 회사 지분 통해 간접지배 가능
내달 넥슨 매각 본입찰을 앞두고 인수 의향을 밝힌 기업들이 컨소시엄 구성에 나선 가운데, 넥슨 또한 분주한 모습이다. 사진은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256번길 7 넥슨코리아 본사 건물. 박정훈 기자
IB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예비입찰을 거친 넥슨의 적격인수후보로 MBK파트너스와 텐센트, 카카오, 베인케피탈과 해외 사모펀드 1곳이 선정됐다. 당초 아마존과 컴캐스트, 일렉트로닉아츠(EA), 월트디즈니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이들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클라우드 사업이나 스트리밍 사업을 우선하는 아마존에 게임사 넥슨은 크게 매력적이지는 않다”며 “여러 글로벌 기업의 인수전 참여설은 매각가를 올리기 위한 꼼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4월 본입찰에 ‘넷마블 컨소시엄’과 ‘카카오 컨소시엄’이 참여하고 넥슨이 둘 중 하나를 택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내 게임업체 넷마블은 숏리스트에 오른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단독 입찰할 수 있는 재무적 여력이 되지 않는 넷마블이 자금을 동원할 수있는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카카오 역시 컨소시엄 구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중국 최대 ICT기업 텐센트는 단독 입찰이 가능하지만 다른 선택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 의향을 밝히자마자 ‘먹튀’ 우려가 불거지면서 여론이 악화해 단독으로 직접 나서는 것은 넥슨과 텐센트에 모두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텐센트 입장에서는 최근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게임 규제에 대한 눈치도 봐야 한다.
텐센트는 또 카카오와 넷마블의 지분을 각 6.7%, 17.71% 보유하고 있어 둘 중 어느 곳이 넥슨을 인수하더라도 간접지배가 가능하다. 때문에 단독 입찰 대신 양 사를 통해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은 “텐센트가 이번 인수전에서 아예 빠지기에는 넥슨이 너무 아까운 매물”이라며 “넷마블과 카카오에 모두 발을 걸쳐 몸을 숨기는 방식으로 본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본입찰을 앞두고 넥슨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갑작스레 신작을 잇달아 선보이는가 하면, 자회사에 유상증자를 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넥슨은 3월 12일 기자간담회 ‘넥슨 스페셜 데이’를 열고 올해 상반기 14개 모바일게임 라인업을 발표했다. 1월 17일 ‘스피릿위시’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3월 21일 ‘크레이지아케이드BnB M’ 출시까지 올해에만 벌써 6개 신작을 선보였다.
또 넥슨의 지주사 NXC는 3월 21일 자회사 소호브릭스에 50억 원을 유상증자 출자했다. 소호브릭스는 2016년 11월 NXC 지분 100% 자회사로 설립된 블록형 완구 제조회사로, NXC의 비게임 부문 사업 영역 확장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이외에도 넥슨은 인공지능(AI)을 주요 육성 분야로 꼽는 등 중장기 미래 전략을 소개하기도 했다. 넥슨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매각 전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의 게임업계 관계자는 “넥슨이 올해 봄 다수 신작을 출시한다는 이야기는 진작에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매각 타이밍과 겹쳐 ‘몸값 올리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며 “그럼에도 잇단 신작 출시는 매각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으며 적극적인 경영 행보 역시 매각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넥슨 관계자는 “이전에도 해마다 13~15개의 게임을 선보여 왔다“며 ”과거 사정을 잘 몰라 오인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
‘지분만으로는 매력 없기에…’ 대상, 미니스톱 지분 매각 추진 한국미니스톱 지분 20%를 보유 중인 대상이 최근 지분 전량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일본 이온그룹은 대상의 동의를 받고 한국미니스톱 지분 전체를 매각하려 했지만 뜻을 접었다. 한국미니스톱 관계자는 “지난 1월 매각이 완전히 철회됐고, 이후 계획은 전혀 없다”며 “대상은 일본 이온그룹과 지분 매각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대상이 보유 지분을 매각하려 하는 것은 지분 자체만으로는 그다지 이익을 얻기 힘들다는 분석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대상은 지난 3월 22일 열린 주주총회에서도 지분 매각과 관련해 이온그룹과 계속 협상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상그룹 관계자는 “경영권이나 배당이 없는 지분 20%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이전부터 매각을 계속 시도해왔다”며 “이온그룹과 따로 협상테이블을 마련한 것은 아니고, 이온그룹에 (대상그룹) 보유 지분 매각을 고려해달라는 의견을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다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