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 “트럼프가 김정은에 건넨 문서가 회담 결렬의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여” 분석
2월 열린 하노이정상회담 당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일요신문] 3월 29일(미국시간) ‘로이터 통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북한의 핵무기와 핵폭탄 연료를 미국으로 넘기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 소식통의 발언을 그대로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에게 문서를 건넸다. 그 문서에 ‘핵무기를 미국으로 넘기라’는 직설적 요구가 담겨있었다”는 내용이었다.
이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2월 28일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미국의 입장을 담은 문서를 건넸다. 한국어와 영어 두 가지 버전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자신이 원하는 비핵화의 의미를 명쾌하고도 직접적으로 정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미국의 입장을 담은 문서를 전했다는 사실은 이미 3월 초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을 통해서도 공개됐었다. 해당 문서는 ‘빅딜 문서’로 알려져 있었다.
3월 2일 볼턴 보좌관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건넨 ‘빅딜 문서’엔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 요구사항과 그 반대급부가 명시돼 있었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빅딜(big-deal). 즉 비핵화를 계속 요구했다. 핵과 생화학 무기, 탄도미사일을 포기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29일 ‘로이터 통신’ 보도를 통해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와 핵연료까지 모두 미국으로 넘기라”는 요구를 한 정황이 처음 공개됐다. 볼턴 보좌관은 2018년 5월 인터뷰에서도 북한 비핵화에 대해 “모든 핵무기를 제거하고, 핵무기를 폐기해 테네시 주의 오크리지로 가져가는 것”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2월 28일 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오전 단독 정상회담 및 확대 회담을 마친 뒤 업무오찬을 함께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업무오찬과 합의문 서명식은 돌연 취소됐고, 회담이 결렬됐다.
‘로이터통신’은 “업무오찬이 갑자기 무산된 이유에 대해 미국과 북한 모두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건넨 문서 내용이 그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