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메이·문학위너·엠파이어킹덤, 상승세 뚜렷…에이스붐, 심한 방해 받아 요주의
4월 둘째 주 경마 복승식 최저배당과 최고배당은 모두 부산에서 나왔다. 사진은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펼친 경주 장면. 사진=한국마사회
기수 부문에서 특이했던 점은 김용근 기수의 선전이었다. 5승을 거두며 지난주 최다승에 올랐는데, 현재 다승 1위 문세영(41승)과의 차이를 2승차로 좁히며 본격적인 다승왕 경쟁을 예고했다.
경주마 부문에서는 메디치글로리가 단연 돋보였다. 외국산 3세마 최강자를 뽑는 TJK(터키)트로피 특별경주에서 4전 전승을 기록해오던 글로벌캡틴(1군)을 11마신 차로 따돌리는 괴력을 발휘하며 압승을 거뒀다. 최근 3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보이긴 했으나, 이 정도로 잘 뛸 줄은 몰랐다. 전력향상을 넘어 완전히 걸음이 터진 느낌이었다. 이번 경주를 통해 외국산 3세 최강자 자리는 글로벌캡틴에서 메디치글로리로 넘어간 듯하다. 지난주 출전마 가운데 눈여겨볼 마필들을 소개한다.
#[서-국6]빅토리메이(3세·암·2전0/1/0·박덕희·전승규 부:유로실버 모:임파서블튠)=3개월 만에 출전한 두 번째 경주에서 뚜렷한 전력향상을 보이며 2위를 기록한 마필로, 아직 6등급에 남아있어 다음 경주에서도 입상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뷔전에서는 늦은 출발과 착지불량으로 최후미에서 레이스를 펼치다가 막판에 뒷심을 발휘하며 4위까지 올라왔는데, 우승마와 10마신의 큰 격차를 보여 강인한 인상을 주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완전히 달라진 경주력을 보였다. 초반부터 상당한 스피드를 발휘하며 선행에 나섰다. 데뷔전에서는 초반 200m 타임이 14.7초였는데, 이번에는 13.2초로 거의 도주마에 가까운 기록이 나왔다. 결승선에서도 전혀 지치지 않는 걸음으로 2위를 지켜냈다. 막판에 인기 1위 스피드벨에게 우승을 내주긴 했지만 3위권과는 10마신의 큰 차이를 보였다.
기록도 매우 빨랐다. 1:01.1이 나왔는데, 바로 다음 경주에서 우승한 호크행진곡의 기록이 1:02.2로 무려 1초 이상이 빨랐다. 기록만 따져본다면 빅토리메이가 호크행진곡과 경주를 했더라도 약 5마신을 이길 수 있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혈통적으로는 모마가 블랙타입 경주에서 입상한 전력이 있다는 점이 눈에 띄긴 하지만 크게 주목할 마필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이 배합은 국내에선 거의 처음이라 좀더 지켜볼 필요는 있겠다. 이번 경주에서 분명한 전력향상을 보였고, 마필 관리에 뛰어난 능력을 지닌 전승규 조교사 소속이란 점에서 6등급은 쉽게 벗어날 것으로 본다.
#[서-외4]문학위너(3세·암·2전0/1/0·세계건설·홍대유 부:ADIOS CHARLIE 모:ALL THRILL)=앞서 소개한 빅토리메이와 매우 흡사한 마필로, 3개월 만에 출전한 두 번째 경주에서 전력향상을 보이며 2위를 기록했다. 이번 경주를 치르고 바로 외부목장에 휴양을 나가긴 했지만, 혈통적 기대치가 높아 다음 경주에서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데뷔전에서는 늦은 출발로 후미에서 레이스를 운영하다가 막판에 뒷심을 발휘하며 4위를 기록했다. 외부 목장에 약 2개월간 휴양을 다녀온 후 두 번째 경주를 치렀는데, 그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초반에 스피드를 발휘하며 깜짝 선행에 나섰는데, 3개월간의 공백이 있었고, 경주거리도 1000m에서 1300m로 급격히 늘어났음에도 막판까지 버티며 2위를 지켜냈다.
이 마필의 부마는 지난번에 소개한 ADIOS CHARLIE다. 현재 국내에 11두가 도입되어, 1군마 한 두(스카이베이)와 2군마 4두를 배출하는 등 후대 성적이 상당히 좋은 씨수말이다. 문학위너도 다른 마필들과 마찬가지로 좋은 체구와 스피드를 타고 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주를 통해 경주력 향상을 보였고, 발전 기대치도 높은 것으로 평가돼 다음 경주도 선전을 기대해 본다.
#[서-외3]엠파이어킹덤(4세·거·15전2/1/3·김기종·안병기 부:Bodemeister 모:Composition)=단승식 배당 33.4배가 말해주듯 전혀 주목 받지 못했던 마필인데, 선행으로 깜짝 3위를 기록하며 컨디션이 회복됐음을 알려줬다.
이 마필은 지난해 5월 경주에서 우승한 이후 거의 1년여간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부진에 빠져있었다. 전형적인 선행형 마필이었으나, 최근에는 선행조차 나서지 못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 경주에서는 특유의 스피드를 발휘하며 선행에 나섰다. 결승선에서도 지치지 않는 걸음이었다.
비록 3위에 그치긴 했으나, 우승마 라피도쿠스(단승식 1.9배)와의 차이는 불과 2마신으로 기대이상의 선전이었다. 기록도 1:26.6으로 상당히 빨랐고, 4위마와의 차이도 5마신이나 날 정도로 여유 있는(?) 3위였다.
아직은 4세마라 걸음이 늘어날 여지가 있고, 컨디션도 살아난 만큼 다음경주에서는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본다.
#[부-국4]킹스턴하버(3세·수·4전1/2/0·이종훈·백광열 부:컬러즈플라잉 모:그레스펄발레리나)=직전경주에 이어 또다시 2위를 기록하며 4등급에 올라갔으나, 경주내용이 좋았고, 잠재력도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돼 승급전에서도 입상유력마로 추천한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반 박자 늦게 게이트에서 나왔는데, 상당한 스피드를 발휘하며 곧바로 2위 그룹에 가세했다. 직선주로에서 탄력적인 걸음을 보였으나, 인코스 선입의 최적전개를 펼친 라피도맨에게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생각보다 전력이 강했던 라피도맨이 경제적인 레이스로 힘까지 비축했기 때문에 우승은 내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분석되었다.
2위로 4등급에 올라갔기 때문에 적응이 필요한 전력으로 보는 의견도 다수 있지만, 잠재력은 4등급 이상으로 판단된다. 혈통적 기대치가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부마 컬러즈플라잉은 올 4월 15일 현재 씨수말랭킹에서 4위에 오를 정도로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특히 컬러즈플라잉은 수말 우성으로 수말들의 성적이 암말에 비해 월등히 좋다. 모마 그레스펄발레리나는 현역에서 1군까지 진출했던 능력마로, 1군마인 위너스마린(암)을 배출한 바 있다.
530㎏대의 훌륭한 마체를 지녔고, 주행 자세도 상당히 좋아 관리만 잘하면 최상위군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부-국5]에이스붐(3세·암·6전1/1/0·정재훈·토마스 부:올드패션드 모:칸딜레하스)=인기 1위를 기록하고 결과는 4위에 그쳤으나, 제대로 된 경주가 아닌 것으로 분석돼 다음 경주에서는 설욕전을 기대해 본다.
빠른 출발을 보이며 2위로 레이스를 시작했는데, 출발 후 약 200m 부근에서 심한 방해를 받고 말았다. 선행 나섰던 모닝브라보가 안으로 진로를 변경했고, 뒤따르던 안쪽의 한라황후까지 바깥으로 기대고 나오는 바람에 그 사이에 끼어 버린 것이다. 위험을 감지한 유현명 기수가 순간적으로 제어했는데, 필자가 여러 번 동영상을 돌려본 결과 최소한 4~5마신은 손해를 봤다. 방해만 받지 않았다면 무난히 우승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왜냐하면 이런 상황에서 추격전을 펼쳐 우승마 파워어메이징에게 1.5마신밖에 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450㎏대의 암말로, 혈통적 기대치도 높은 편은 아니지만, 5등급에서는 언제든지 입상이 가능한 전력으로 평가된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