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별세 후 차세대 스타 없어…‘원맨쇼’로 총선 돌파해야
심상정 의원. 박은숙 기자
정의당의 21대 총선 전략은 ‘독자노선’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두 자릿수 지지율에 근접한 정의당은 일찌감치 ‘독자노선’을 준비했다. 진보대연합을 고리로 한 후보 단일화가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당대당 차원의 선거연합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정의당 브랜드로 정면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정의당이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추진에 사활을 건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도 심 의원이 맡고 있다.
문제는 심 의원에 대한 의존도다. 심 의원은 지난해 7월 고 노회찬 전 의원이 별세한 이후 정의당의 유일무이한 존재로 각인됐다. 이정미 대표가 1년 반 동안 정의당을 이끌었지만, 존재감은 노·심(노회찬·심상정)보다 몇 수 아래다.
진보진영 세대교체는 사실상 실패했다. 청년 정치인은커녕 중년 정치인도 없다. 이 대표를 비롯해 추혜선·김종대·윤소하·여영국 의원 모두 정치신인에 불과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는 광역자치단체장과 기초자치단체장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던 김종민 정의당 후보는 1.64%(8만 1664표)로, 신지애 녹색당 후보(1.67%·8만2874표)보다 낮았다. 그나마 4·3 경남 창원·성산 보궐선거에서 승리, 가까스로 체면치레했다.
정의당 한 관계자는 “진보진영의 차세대 스타로 지원한 이 대표가 노·심만큼 크지 못하면서 또다시 심 의원에 대한 의존도에 기댈 수밖에 없는 점은 뼈아프다”라면서도 “(심 의원은) 단일화 없이 당선될 수 있는 유일한 당내 인사”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심 대표가 차기 당권까지 접수하면 정의당 딜레마는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심 대표는 차기 당권 도전 의사를 주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 의원은 2년 전 “잠재적 리더들이 성장하지 못한 현실에 국민도 안타까워하고 무엇보다 제가 큰 책임감을 가졌다”며 당권 도전 의사를 접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났지만, 정의당의 현주소는 ‘도로 심상정’이다. 심 의원은 자신의 원맨쇼로 차기 총선을 돌파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심 의원마저 차기 총선에서 낙마할 경우 정의당은 물론, 진보진영 전반의 출구전략이 막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