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리조트사업 시너지 기대…롯데 자금력 SK 못지않아…CJ·GS·신세계·애경도 언급돼
우선 SK다. 자금력에서 단연 우위다. 항공사 원가의 가장 큰 부분이 연료비다. 유가가 오르면 불리하다. 정유와 석유화학은 반대로 유가가 오르면 수익성이 높아진다. 궁합도 잘 맞는다. 그룹이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모두 영위하고 있어 항공업이 그리 어색하지 않다. 임직원 관련 항공 수요도 상당하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가 누가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합뉴스
지배구조상 지주사인 SK㈜가 주체가 되는 게 자연스럽다. 하지만 그룹 내 최대 기업이자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끌어올리는 작업이 한창이다. 돈이 꽤 든다. 아무리 SK㈜라도 2개의 큰 딜을 동시에 진행하기는 부담이다. SK㈜ 대신 에너지부분 계열사가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화도 유력하다. 화학부문 비중이 큰 점도 SK와 닮았다. 리조트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아시아나항공이 사실상 지배하는 금호리조트와 시너지도 기대된다. 다만 방위산업과 시너지는 애매하다. 항공우주사업을 영위하는 대한항공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운송에만 집중돼 있다. 유동자산이 상당하지만 그룹 부채비율이 꽤 높은 편이다. 지주사인 ㈜한화가 인수 주체가 돼야 유리한데, 2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인수자금 조달이 빠듯할 수 있다. 롯데카드 인수를 포기했지만 그에 대비했던 금융계열사 자금을 제조부문인 ㈜한화로 끌어올 방법이 애매하다.
롯데는 자금력에서 SK 못지않은 강자다.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매각에 따른 막대한 자금 유입도 기대된다. 면세점과 쇼핑, 유통은 물론 화학부문과 시너지도 기대된다. 문제는 정서다. 현행 국적항공사는 외국인의 경영참여가 제한된다. 롯데지주 최대주주는 신동빈 회장(11.7%)이지만, 특수관계인 지분 42.6% 가운데 절반이 넘는 21.9%가 일본 롯데홀딩스 및 그 계열이 지배하는 회사다. 법적 해석과 달리 일본 기업에 국적항공사를 넘긴다는 이른바 ‘국민정서법’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롯데의 아시아나항공 법률자문은 최근 한일관계 관련 민감한 재판에 간여했던 김앤장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CJ는 CJ대한통운으로 이미 운송업을 영위하고 있는 점과 CJ헬로비전 매각으로 상당한 자금력을 갖췄다는 점이 강점이다. 지주사인 CJ㈜의 차입 여력도 많다. 다만 최근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선택과 집중을 진행 중인데, 항공업 진출이 이 같은 흐름에 역행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그동안 유가와 환율 등 대외변수에 대한 영향력이 낮은 그룹이었지만 항공업이 추가되면 달라질 수 있다.
GS도 언급한다. 정유(GS칼텍스)와 유통(GS리테일 등)을 영위하고 있고 자금동원력도 충분하다. 재계에서 손꼽히는 오래된 가문으로 LG와 LS 등을 포함한 내부 잠재시장도 엄청나다. 하지만 최근 공격적인 M&A에 나서지 않았던 점이 변수다.
한때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섰던 신세계와 저비용항공업(LCC)을 영위 중인 애경도 후보군에 꼽힌다. 신세계는 최근 주력인 쇼핑 부문이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항공업으로 국면 전환을 노릴 수 있지만, 자칫 인수 부담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될 위험도 동시에 존재한다.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사장 가운데 누가 주체가 될지도 결정해야 한다. 현재 그룹 후계구도는 할인점은 정 부회장, 백화점은 정 사장으로 정리되고 있다. 항공업과 시너지가 기대되는 호텔과 면세점 역시 각각 정 부회장과 정 사장으로 나뉜다.
애경그룹은 제주항공이 LCC 부문에서 성과를 높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품으면 생활용품 회사에서 항공전문기업으로 변신이 가능하다. 문제는 돈이다. 애경그룹은 지주사인 AK홀딩스가 인수 주체가 돼야 하는데, 유동자산은 68억 원뿐이다. 자기자본(5514억 원) 대비 부채(421억 원)가 적어 상당한 액수의 외부차입이 가능하지만 2조 원 가까운 자금을 독자적으로 조달하기에는 버거울 수 있다.
이밖에도 호반건설과 SM그룹 등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건설업으로 큰돈을 벌었고, 인수합병(M&A)로 덩치를 불린 점이 같다. 총수인 김상열 회장과 우오현 회장이 호남 출신이란 점이 배경이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