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농산물판매장 묵인하는 함안군...하자 발생 시 관광객만 ‘억울’
함안군에서 생산된 농산물 상자에서 판매해서는 안되는 메론이 나왔다.
[경남=일요신문] 정민규 기자 = 함안군이 우수한 농산물을 생산한다는 유명세를 이용한 일부 장사꾼들이 폭리와 불량 농산물을 판매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함안군은 ‘수박’과 ‘메론’ 등을 생산해 농업소득의 기틀이 되고 있다. 함안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가야농협협동조합은 이를 전량 수매해 경매를 통해 전국적으로 유통하고 있다.
함안군이나 의령군을 찾는 관광객들은 농민이 직접 농사를 지어 생산한 우수한 농산물을 직접 구매한다. 특히 농가에 도움을 주겠다는 마음으로 도로변에 판매되는 농산물이 조금 비싸도 구매한다.
농산물을 도로변에서 판매할 경우, 농산물판매장 허가를 지자체에서 받아야 판매할 수 있다. 또한 판매에 따르는 세금을 낼 과세자료인 영수증을 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함안군을 방문한 관광객을 상대로 직접 농사를 지은 것처럼 위장한 농산물 사기판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이들은 가야농협에서 경매한 농산물을 통상적으로 2만~2만5천원에 낙찰 받은 후 3만8천원에 팔아 1만원이상 차액을 남기고 있다.
이들은 직접 농사를 지은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연락처 및 영수증도 발행하지 않고, 현금거래만 하고 있다. 게다가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관계로 마산세무서는 판매에 따르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 하지만 단속의 손길은 멀기만 한 게 현실이다.
관광객이 구매한 농산물에 하자가 발생해 생산자 연락처로 연락을 취하면 상식 밖의 대답이 돌아온다. 해당 생산자는 “농민들은 도로변에서 판매행위를 하지 않아 반품을 받아줄 수 없으니, 판매자에게 교환을 요청해야 한다”고 답했다.
함안군 도로변에서 농산물을 구매한 관광객 A 씨는 “함안군이 수 십년째 이어온 도로변 무허가 농산물판매 행위를 근절해 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더 이상 눈살을 찌푸리는 모습을 보여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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