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재원 교수와 진통제
[대전=일요신문] 육군영 기자 = 질병이나 상해 등으로 통증을 느낄 경우, 그 통증을 경감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진통제는 일상생활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약물 중 하나다.
지난 2012년 편의점의 상비약 판매가 가능해짐에 따라 종합감기약, 소화제와 같이 해열 진통제도 24시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치료를 위해 불가피하게 복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약간의 두통이나 생리통 등을 해결하기 위해 복용하는 때도 많다.
을지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재원 교수는 성분이나 복용법을 제대로 알고 진통제을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재원 교수의 말을 들어보고 진통제와 관련된 궁금증을 풀어본다.
- 진통제가 정확히 무엇인지?
“진통제는 통증을 제거하거나 완화시키는 약물이다. 진통제는 다 똑같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진통제는 크게 마약성 진통제와 비마약성 진통제로 구분한다. 마약성 진통제는 의사 처방에 의해서만 구입할 수 있을 뿐더러 사용이 제한돼 있다. 비마약성 진통제는 다시 소염 진통제와 해열 진통제로 나눌 수 있다.”
- 소염 진통제(NSAIDs) 와 해열 진통제(Acetaminophen)의 차이점은?
“소염은 말 그대로 염증을 없앤다는 의미다. 따라서 소염 진통제는 치은염, 근육염, 상처로 인한 통증 등 진통 및 염증 완화가 동시에 필요한 경우 효과적이다. 소염 진통제로는 이부프로펜이나 아세클로페낙과 같은 성분이 들어간 약제들이 있다 해열 진통제는 말초에서 염증을 억제하는 기능이 없는 약제로, 중추신경계에 작용을 한다. 두통, 치통, 생리통 등의 생활 통증이나 단순 발열을 가라앉히는 데 쓰인다. 해열 진통제로 잘 알려진 것은 타이레놀, 펜잘, 게보린과 같은 약물이 있다. 소염진통제와 해열 진통제는 한마디로 똑같이 진통경감과 해열작용을 하지만, 소염진통제가 소염 작용까지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 갑작스러운 통증이나 발열이 생기면 먹어야 하는 진통제는?
“해열 진통제의 경우 참기 힘든 통증이 있을 때 즉각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위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기 때문에 식사와 상관없이 공복에도 복용할 수 있다. 덕분에 위장이 약한 사람도 마음 편히 복용할 수 있으며, 임산부나 영유아도 복용할 수 있다.”
- 진통제를 먹으면 속이 쓰리다며 복용을 기피하시는 분도 있다.
“그런 경험이 있다면 소염 진통제를 복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소염 진통제의 경우 우리 몸의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생리 물질을 감소시켜 통증이나 염증을 완화시킨다. 그러나 프로스타글란딘이 줄어들면 위장을 보호하는 점막이 얇아지고 위산분비가 증가해 오심이나 위염, 구토 등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속 쓰린 경험이 자주 있거나 위장이 좋지 않다면 전문의 또는 약사와 충분히 상의할 것을 권한다.”
- 진통제를 자주 혹은 오래 먹으면 내성이 생긴다는데.
“시중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비마약성 진통제로 인해 내성이나 중독이 생기는 사례는 드물다. 진통제를 먹어도 효과가 없을 경우 내성이 생겼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러한 원인으로는 내성 뿐 아니라 다른 통증이 발생하거나 원래 있던 통증이 더 심해진 가능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간혹 용법을 어기고 개인의 판단으로 진통제의 복용량을 늘리는 것은 매우 위험하며, 진통제를 늘리기 전에 반드시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복용할 것을 권장한다.”
- 진통제에 카페인이 포함된 제품도 있는지?
“카페인이 포함된 경우도 있다. 카페인은 진통제의 진통 효과를 보조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약효를 빨리 나타나게 하려고 카페인을 함유시킨다. 이 때문에 진통제와 함께 커피나 녹차, 콜라 등 카페인 음료를 많이 마실 때 손 떨림이나 눈가 떨림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진통제는 물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 아기에게 진통제를 먹일 때 주의해야 할 것은?
“영유아에게 진통제를 먹여야 하면 개월 수, 식사 여부 등을 고려해 알맞은 성분의 해열 진통제를 사용해야 한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경우 생후 4개월 이상부터 정량을 용법, 용량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 한밤중 갑자기 열이 나거나 예방접종 후 열이 오른다면 이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염증으로 인한 열이라면 소염진통제를 먹일 수도 있지만, 이는 적어도 생후 6개월 이상부터 고려되며, 공복을 피해 식후 30분 후에 복용해야 위장을 보호할 수 있다.”
- 진통제 복용에 있어 유념해야 할 점은?
“어떤 목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하는지가 중요하며, 부가적으로 진통제 외에 자신이 복용하고 있는 약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어떠한 질병 때문에 약을 복용하는 경우 그 속에 진통제가 들어있어 추가로 먹으면 과다 복용이 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 진통제와 약물간의 상호작용에 의한 부작용 위험이 더욱 증가하므로 약 처방 시부터 전문의 또는 약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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