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미국에서 가장 외로운 도로인 ‘하이웨이 50’에 위치한 ‘네바다 북부 철도’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유적지다. 1900년대 초반 광산에서 채굴한 구리를 운반하기 위해 건설된 철도 등 이곳의 모든 것은 옛날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다.
하지만 이곳의 볼거리는 비단 클래식한 기관차와 철도뿐만이 아니다. ‘이스트 엘리 철도 기지 박물관’ 주위를 돌아다니는 네바다의 마스코트인 고양이 한 마리도 명물이다. 다소 지저분한 생김새로 눈길을 끄는 ‘더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마치 하루 종일 석탄을 뒤집어쓰고 기관차 안에서 일하기라도 한 듯 꾀죄죄한 모습을 하고 있는 ‘더트’는 11년 전 기차 칸에서 태어난 후 줄곧 이곳에서 사는 토박이 고양이다. 엄마와 다른 새끼 고양이들은 떠났지만 길을 잃었던 ‘더트’만 혼자 남아 지금까지 살고 있다.
철도 직원들의 말에 따르면, 원래 ‘더트’의 털은 주황색과 흰색이 섞여 있었지만 하도 어릴 때부터 석탄더미에서 구르고 기차 위를 오르내리다 보니 지금과 같은 잿빛으로 변했다. 이런 지저분한 외모 때문에 이름도 ‘더트’로 지었다는 것이 직원들의 설명이다.
현재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해진 ‘더트’는 미 전역에서 팬들이 생겼을 정도로 전국구 스타가 됐다. 이에 철도 박물관은 ‘더트’ 관련 기념품을 제작해서 온라인으로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티셔츠, 냉장고 자석, 열쇠고리, 머그컵, 심지어 커피까지 판매하고 있다.
네바다주 엘리의 인구는 약 4000명에 불과하지만, 현재 기차 박물관에는 연간 약 3만 명이 방문하고 있을 정도로 관광명소가 됐다. 이들 가운데는 오로지 ‘더트’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팬들도 상당수라고 박물관 측은 전했다. 출처 ‘보드판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