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 장관, 시청사 문화공간 자리매김…정자동 카페거리 이국적 매력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의 전당, ‘성남시청’. 사진제공=성남시
[일요신문] 성남(城南)은 지극히 도시적인 도시다. 꿈과 기술이 모여 미래를 만들어 가는 곳, ‘한국의 테크노밸리’, 성남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미래와 만나는 도시다. 그 미래 속에 사람이 있다. 그 옛날에도 성남은 천년제국 백제의 황업(皇業)이 시작된 땅이다.
기록에 따르면, 성남지역은 서기전 18년 백제 시조 온조대왕이 도읍지로 정한 하남위례성의 옛터로 추정되는 유서 깊은 지역이다. 이후 오랜 기간 성남은 삼국의 각축장으로써 뺏고 뺏기기를 거듭하며 늘 역사의 중심에 있었다.
그리고, 1636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2개월여간 성남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다시금 놓인다. ‘병자호란. 조선 제16대 임금인 인조대왕이 삼전도(三田渡)에서 ‘삼궤구고두례(三跪九叩頭禮)’의 치욕적인 항복의식을 행할 때까지 짧지만, 남한산성은 조선왕조의 왕성이었다. 1963년 사적 제57호, 1971년 남한산성도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2014년 6월 카타르 도하에서 개최된 유네스코 총회에서 남한산성의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게 인정되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잘 정돈된 산길을 따라 20여 분 올라가면 해발 490m의 산세와 아름다운 굴곡을 따라 병풍처럼 둘러쳐진 야트막한 성곽을 만난다. 성벽에서 내려다보면 멀리 서울 시내와 성남시가 훤히 눈에 들어온다. 남한산성을 오르며 하루를 힐링했다면, 다음날에는 도심 곳곳에 마련된 문화 공간에서 여유를 즐겨봄도 좋다.
성남의 제1경으로 꼽히는 ’성남시청사‘는 “시민이 시장인 성남”이라는 시정철학에 따라 친숙한 시민 소통 공간으로 활용되며 시민들과 호흡하는 문화전당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독특한 디자인의 성남시청사는 행정센터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음악분수, 수변데크, 시민광장, 문화의 거리, 솔숲마당, 하늘북카페 등 시민들을 위한 문화 공간과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위기의 순간에도 역사를 이어온 문화유산, ‘남한산성’. 사진제공=성남시
“역사와 문화가 있는 도시, 성남”
이어 ’성남아트센터‘를 들러 문화예술과 조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성남아트센터는 오페라하우스, 콘서트홀, 앙상블시어터 등 3개의 공연장과 야외공연장이 있으며 성남큐브미술관, 성남아트센터 갤러리808에서 다양한 미술작품과 전시작품을 만날 수 있다. 수준 높은 공연과 전시, 문화 강좌 아카데미 참여를 통해 다양한 문화와 예술을 향유할 수 있다. 음악분수와 야외광장, 편의시설 등이 조성돼 날로 증가하는 문화예술 수요를 충족시키는 전문 문화예술 공간이다(분당선 이매역 1번 출구).
성남아트센터를 나와 ’정자동 카페거리‘로 가면 해외에서 보던 멋진 거리와 만난다. 아름답고 멋진 테라스로 조성된 정자동 카페거리는 외국의 명물거리에 온 듯한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 유럽 노천카페를 연상케 하는 이곳은 낮에는 테라스에서 책 한 권 들고 브런치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고, 저녁에는 산책을 즐기기에 좋아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안성맞춤이다(분당선 정자역 4번 출구, 신분당선 정자역 5번 출구).
정자동 카페거리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겼다면, ’탄천변‘을 거닐며 하루를 마무리해봄도 추천한다. 생태학습에서 레저까지 가능한 웰빙 명소로 널리 알려진 ’탄천변‘은 용인에서 발원해 성남을 두루 흘러 한강으로 흘러가는 탄천은 도시생활에 지친 시민들의 쉼터이자 교육의 장이다. 현대식 고층빌딩과 1급수의 맑은 물, 수려한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탄천은 사계절 변화하는 풍경을 벗삼아 보고, 놀고, 즐기며 운동하는 시민들로 북적거린다. 건강과 힐링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명소다.
이 밖에도 성남에는 하루나 이틀 일정으로 즐길 수 있는 여행지가 많다. 매월 4, 9, 14, 19, 24, 29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장이 열리는 도심 속 장터인 ’모란민속5일장‘은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민속5일장으로, 도심에서 즐기는 오일장은 그래서 더욱 색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또한, 고려 현종 19년(1028년)에 창건된 봉국사는 조선 제18대 현종대왕이 일찍 세상을 떠난 명혜·명선 두 공주의 명복을 빌기 위해 중창하고, 그 이름을 ’봉국사(奉國寺)‘라 하였다. 주법당인 ’대광명전(大光明殿)은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01호다. 대광명전은 조선 후기의 불전 형식을 잘 간직하고 있다.
자연 그대로의 힐링 공간, ‘율동공원’. (사진제공=성남시)
“도심 속 자연과 더불어 힐링할 수 있는 도시, 성남”
아울러, 자연과 함께 휴식할 수 있는 중앙공원과 율동공원도 명품이다. ‘중앙공원’은 도시 중심에 자리해 역사와 자연을 함께 즐기는 나들이 명소로 숲과 호수가 어우러지는 대표적인 녹지공간이다. 산책로는 본래의 지형과 수림을 최대한 살려 자연스러운 경관으로 조성했고 영화, 방송, 광고 촬영 장소와 외국인 관광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중앙공원 안에는 한산 이씨 문화유적인 묘역(경기도 지정 문화재 기념물 제116호)과 말무덤, 조선시대 고가로 경기지역 살림집의 모습을 잘 반영하고 있는 한산 이씨 수내동가옥이 있어 도심에서 볼 수 없는 향토적 정취와 옛 문화를 느낄 수 있다.
‘율동공원’은 자연 그대로의 힐링 공간으로 원래의 자연을 최대한 살려 조성한 자연호수 공원으로 호수와 잔디밭·야산 등 경치가 아름답다. 백제시대부터 밤나무가 많아서 율동공원이라 불렸다. 조선 전기 문신인 문정공 한계희 선생 묘비(경기도문화재자료 제84호), 삼일운동 기념탑이 있으며, 번지점프장으로 유명하다.
가수 고 신해철 씨의 음악작업실이 있던 ‘신해철거리’, 성남시 최초의 공립박물관인 ‘판교박물관’, 어린이 중심의 스토리를 담은 체험관으로 즐겁게 배우는 생태놀이터인 ‘판교환경생태학습원’, 국내 최대 규모의 직업 전시체험관인 ‘한국잡월드’ 등도 성남에서 꼭 가봐야 할 명소들이다. 이렇게 성남에서의 여행을 마치고 나면, 첨단 속의 어제, 새로운 첨단의 내일이 성큼 다가와 있으리라.
손시권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