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들 최대관심사는 ‘지진’…중앙정부 ‘통큰지원’ 기대
- 3선 노리는 박명재 의원, 왕성한 활동 돋보여… “박 전 시장 선거구 이동 발목 잡을 듯”
- 자천타천 출마물망 오른 후보들도 잰걸음
[포항=일요신문] 최창현 임병섭 기자 = 제21대 총선을 약 9개월여 앞둔 가운데 경북의 정치일번지 포항정치권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사상유례없는 지진으로 지역민 모두가 중앙정부의 ‘통큰지원’을 기대하며 연일 서울상경집회를 갖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덩달아 현직의원이나 잠재적 총선후보들의 움직임도 총선을 향하고 있다.
경북의 최대도시이자 TK정치풍향계라고 볼 수 있는 경북 포항의 민심과 정치권의 움직임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 총선기류 및 핫이슈
2019년 7월 여름의 고장 포항의 해변이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도 총선모드로 돌입하고 있다. 이미 현역의원들은 의정보고회 등을 통해 사실상 ‘민심잡기’에 들어간 모양새고, 자천타천 출마물망에 오르는 후보들도 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일단 총선 9개월전 포항정치권의 시계바늘은 아직 정중동이다.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는 주자들의 큰 동선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고요한 바다아래 물밑속을 보면 소위 그들만의 ‘샅바싸움’이 치열하다.
포항샅바싸움의 진원지는 바로 지역민들의 최대관심사인 ‘지진’이 자리 잡고 있다. 지진진앙지였던 포항북구의 현역 국회의원은 물론 대척점에서 호시탐탐 자리를 노리는 민주당후보는 ‘기싸움’ 형태로 지진보상 해결사를 내세우고 있다.
포항지역 대로변은 물론 골목길, 바닷가 산책길 등에 정부의 지진보상 등을 촉구하는 현수막들이 걸려있다.
대표적인 이들의 기싸움은 ‘현수막정치’이다. 지금 포항곳곳에는 대로변은 물론 후미진 골목길, 바닷가 산책길, 논밭두렁 등 어느 한 곳 없이 정부의 지진보상을 촉구하는 현수막들로 도배가 돼 있다.
불법현수막에 대해서는 포항시에서 철거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이들 정치권인사들의 현수막은 수개월째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이 불법을 넘어서고, 힘 있는 여당의 강력한 총선후보인 그들의 위세를 보여주고 있다.
과연 이들은 불법현수막을 통해서 법을 만드는 ‘합법 국회의원’이 될 수 있을까 의문시 될 만큼 지금 경북 포항에는 정치인들의 불법현수막 천지가 되고 있다.
자생단체들도 이에 질세라 동네마다 ‘개발위원회’니, ‘청년회’ 등의 명목으로 현수막 천지다. 지진보상을 바라는 것은 모든 시민들의 한결같은 마음이지만 이를 포장한 소위 정치인들의 ‘속내’가 드러나는 것 같아 역겹다는 반응들이 주류를 이룬다.
# 포항 남구 선거구도
좌측부터 박명재 의원, 허대만 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 박승호 전 포항시장, 김순견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
올해 들어 2020 포항총선구도의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박승호 전 포항시장’의 선거구 이동이다. 지난 2016년 총선에서 포항북구로 출마해 고배를 마셨던 박 전 시장이 최근 포항남구 출마로 선회한 것이다. 박 전 시장의 포항남 출마는 이미 각종 언론을 통해 알려져 졌다. 이에 박 전 시장의 포항 남구 출마는 확실해 보이는 것으로 점쳐 지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시장은 “아직 확실한 선거구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포항시장 출신으로 어느 지역구로 출마해도 지역민들로부터 분명한 지지를 얻을 것으로 확신 한다”고 말한 바 있어, 사실상 출마 의사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하지만 현역 국회의원인 박명재 의원이 지역에서의 왕성한 활동이 돋보이고 있어 박 전 시장의 선거구 이동에 발목을 잡을 거라는 지역민들의 시선도 크다.
박 의원은 의정을 두루 겪으며 누구보다 지역에 대한 소신과 철학이 있고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박명재 의원 캠프에서도 지역에서 3선의 힘 있는 의원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박 의원 자신도 내년 총선 출마의사를 확실히 하며, 지역민들을 중심으로 표밭을 다지는 것에 게을리 하지 않고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최근 박 의원은 ‘일요신문’과 전화통화를 통해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지역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며 시민들에게 인정받는 사람이 선거에 나서야 한다”며 출마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박 의원은 “작금의 포항지역의 여러 상황을 고려하면 지역민들도 힘 있고, 경험이 풍부한 장점을 가진 사람을 원하고 있다. 당에서도 자신을 여러 해를 거치며 지역의 문제점과 비전에 대해 많이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당에 대한 자신의 입지도 명확한 만큼 자신의 행보에 대한 공식화는 크게 문제가 되질 않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호시탐탐 박 의원의 자리를 노리는 김순견 전 위원장 역시 포항 남구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어 경쟁은 어느 때 보다 치열할 것이라는 여론이다. 틈을 비집고 들어가 공천권을 거머쥘 계산이었던 김순견 전 위원장에게도 박 전 시장의 남구선회는 ‘적신호’가 되고 있는 것. 이는 재선포항시장 출신으로 ‘인지도’와 ‘지지도’가 있는 박 전 시장이 남구로 출마하게 되면 당장 당내경선에서의 우우위권을 점치기 힘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박 전 시장의 입당여부인데, 현재 무소속인 박 전 시장이 자유한국당에 입당하느냐, 무소속으로 출마하느냐가 관건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자유한국당 잠재후보들의 동선을 지켜보며 득표 전략에 부심하고 있는 이는 더불어민주당 허대만위원장이다. 허위원장의 경우 지난 대선 당시만 해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과 지지층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으나 장기적인 불황여파 및 지역정서 등으로 최근 거품이 가라앉고 있어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다는 여론이 있다.
포항남구를 노리는 후보들은 최근 자신과 연대할 시·도의원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표적인 지방의원은 경북도의회 의장인 장경식 도의원인데, 포항남구 중심지에서 연속 도의원을 해온 저력이 있어 당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이들을 움직이고 있다는 관측이 있다.
# 포항북구 선거구도
좌측부터 오중기 민주당 지역위원장, 김정재 의원.
지진진앙지인 흥해를 중심으로 하는 포항북구 선거구도는 현재까지 표면으로 드러난 모습을 보면 ‘김정재 의원과 오중기 민주당위원장’의 2강 구도를 띄고 있다. 지진보상을 둘러싼 이들의 싸움은 ‘현수막정치’로 불릴 만큼 곳곳에서 서로 대치하듯 지진현수막을 내걸고 있어 누구든 단박에 이들의 기싸움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이다.
모든 국회의원들이 가장 힘겨워하는 재선고지를 넘어야 하는 초선의원 김정재 의원으로서는 정치권내에서의 ‘여성의원’으로서의 한계, ‘미혼여성’, ‘친박근혜 사람’이라는 오명과 약점을 털어내고 일어서야 하는 한판승부이다.
여기에 제동을 걸기위해 나선 민주당 오중기 위원장은 민주계내에서도 대통령 측으로 분류되는 ‘친문’의 힘을 어떻게 이용하느냐가 큰 고민거리이다.
힘 있는 여당후보로서, 또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그의 이력이 전통적 보수지역인 TK지역민들에게 어떻게 어필하느냐가 그의 정치인생을 가르는 승부수가 될 것 이라는 것이 지역 정치전문가들의 견해이다.
# 제3의 후보들… 그들의 파괴력
총선 9개월 시점, 안갯속 지역정치권에서 줄기차게 틈을 비집고 들어와 ‘뺏지’를 노리는 이들 중 가장 돋보이는 이는 허명환씨다. 허씨는 최근 돌풍처럼 불고 있는 ‘유튜브’를 통한 인지도와 지지도 상승을 위해 개인 유튜브방송으로 지역민들에게 얼굴을 알리고 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포항시장 공천권을 따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으나 고배를 마시고 다시 총선으로 향하는 그의 집념에 대해 ‘대단하다’란 평가가 많다. 행정고시출신으로 중앙정치권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그 였으나 선거 때마다 기회를 놓쳐 제3의 지대에 놓였다는 안타까운 평가가 많은 것도 상당수 지역민들의 시선이다.
여기에 전 히로시마 총영사를 지낸 서장은씨도 제3의 인물로 지역민들이 주목하고 있다. 이미 한차례 포항남구에 출마한 경력이 있는데다 자유한국당 중앙당에서 전략기획통으로 활약해 온 그의 발자취가 선거전이 임박하면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이밖에 일부 중소후보들이 자천타천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으나 지역정치권에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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