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MBC ‘PD수첩’ 캡쳐
9일 방송되는 MBC ‘PD수첩’ 1202회는 ‘유령의사, 수술실의 내부자들’ 편으로 꾸며진다.
지난해 4월 18일, 한 정형외과에서 만 72세의 남성이 척추 수술을 받았고 회복실로 옮긴 지 3분 만에 의식을 잃게 됐고 약 한 달 뒤 사망했다.
유가족은 수술에 의문을 품고 김 아무개 원장(가명)을 찾아갔지만 자신이 집도한 수술이 아니라는 말을 듣게 된다.
PD수첩이 입수한 해당 의사의 진료기록을 보면 김 원장(가명)이 집도했다고 하는 수술 시각과 같은 시각에 외래진료를 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취재 도중 해당 정형외과와 관련된 제보들과 내부 증언이 들려왔다. 해당 사고 이틀 전에도 같은 병원에서 어깨 수술을 받은 후 숨을 거둔 다른 환자도 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충격적이게도 수술을 담당한 집도의 두 명이 의사 면허가 없었다.
고 권대희 씨는 3년 전 강남의 성형외과에서 안면윤곽술을 받고 난 뒤 49일 만에 중환자실에서 쓸쓸히 눈을 감았다.
당시 권 씨의 어머니 이나금 씨는 병원의 CCTV와 의무기록지 등을 입수해 아들의 죽음에 대해 파헤치기 시작했다.
간호조무사의 단독 지혈과 자주 자리를 비우던 집도의. 그리고 그가 자리를 비운 채 행해지는 의료행위부터 출혈이 일어나 바닥에 피가 떨어지면 반복적으로 행해지던 대걸레질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수술실 범죄들, 연이어 일어나는 사건은 곧 수술실 CCTV 법제화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환자들의 불신에서 출발한 수술실 CCTV가 소극적 진료로 이어지게 된다는 의사단체 의견과 대립되면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압도적인 여론의 찬성과는 다르게 하루 만에 법안이 폐지되고 말았다 그 속내를 법안을 발의했던 안규백 의원과 초기에 철회했던 5인의 국회의원들에게 들을 수 있었다.
수술실을 둘러싼 실질적인 국민들의 불안감과 CCTV를 바라보는 의사 단체의 진심 어린 우려를 살펴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