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평화당 영입은커녕 당존립도 불투명…정의당 진보수혈 민주당에 선점당해
거대 양당(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소수 정당의 인재영입에 빨간불이 켜졌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총선)를 앞두고 정부 1기 내각에 참여한 ‘관료 출신’, 한국당은 인지도 높은 ‘명망가 출신’ 영입에 나섰다. 하지만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이삭줍기를 해야 할 처지다. 7월 중순까지 눈에 띄는 인재영입은 없다.
국회의사당 전경. 박은숙 기자
가장 큰 문제는 세 당의 인재영입이 ‘외부 변수’에 달렸다는 점이다. ‘한 지붕 두 가족’인 바른미래당은 한국당과의 보수대연합 등 정계개편이 결정된 후 인재영입의 얼개가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당 존립도 불투명한 바른미래당은 새 피 수혈은커녕 인재영입 1호인 신용한 전 충북지사 후보마저 이탈했다.
평화당은 분당 위기에 휩싸였다. 당권파는 ‘분열된 호남 야권의 재통합’에 방점을 찍은 반면, 반당권파는 ‘제3지대 창당’ 작업을 개시했다. 정동영 대표의 자강론에 맞서 전략통인 박지원 의원을 비롯해 원내대표인 유성엽 의원 등 10여 명이 제3지대 창당론을 띄웠다. 유 의원은 아예 ‘7∼8월 창당설’을 주장하고 있다.
앞서 평화당 내 반당권파는 정의당과의 원내교섭단체(20석 이상) 구성을 막았다. 총선에서 실익이 없는 정의당보다는 바른미래당 호남계와 함께 선거를 돌파하겠다는 의중으로 분석된다. 호남 물갈이로 낙천한 민주당 후보자의 영입은 금상첨화다. 반당권파 한 의원은 “정의당과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은 절대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정의당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노·심의 한 축인 노회찬 전 의원의 부재로 4년 전보다 상황이 한층 악화됐다. ‘심블리(심상정+러블리)’에 대한 의존도만 커지면서 진보 돌풍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패배론이 당을 휘감고 있다.
차기 총선에서 정의당은 ‘개방형 경선제도’ 도입이 유력하지만 진성당원제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진보진영 특유의 폐쇄성을 탈피할지는 미지수다. 이 경우 새로운 진보 수혈도 민주당에 선점당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정의당은 20대 총선 국면에서 A 의원 영입에 사활을 걸었지만, 뒤늦게 뛰어든 민주당에 선수를 빼앗겼다. 현재 정의당은 변호사계의 스타인 B 씨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진척은 없는 상태다. B 씨는 문재인 정부 내각 때마다 개각 후보자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진보진영 인사들에게 정의당은 민주당에 크게 못 미치는 마이너리그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인재영입은 당 지지율과 직결한 문제”라며 “내년 초까지 소수 정당이 제3당 선점을 위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의석수는 바른미래당·평화당·정의당 순이지만, 각종 여론조사상 지표를 보면 ‘1강(정의당)-1중(바른미래당)-1약(평화당)’ 구도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