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러시아의 레나트 아그자모프는 한때는 러시아의 복싱 챔피언이었다. 링 위에서 매서운 주먹을 날리던 그가 은퇴 후 택한 직업은 놀랍게도 케이크 디자이너였다. 그것도 어마어마한 크기와 정교함을 자랑하는 대형 웨딩 케이크를 주로 만드는 케이크 장인이다.
파티시에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그의 케이크 작품은 수십만 혹은 수백만 달러에 판매되고 있으며, 주된 고객은 전 세계 부호들이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 대회에서 우승을 했을 만큼 현재 실력도 인정받고 있다.
지금까지 그가 만든 케이크는 약 2700개 정도. 지난해에는 17만 9000달러(약 2억 원)를 들여 높이 약 3.9m의 인상적인 웨딩 케이크를 만들어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동화 속 궁전을 모티브로 했던 이 대형 케이크에는 탑, 발코니, 작은 조각상, 실내조명 등 정교한 장식이 있었으며, 무게만 1500㎏이 나갔다. 당시 이 케이크를 의뢰했던 사람은 카자흐스탄의 한 부호였다.
아그자모프는 “비록 어린 시절에는 운동에만 매진했고 복싱 챔피언 자리에도 올랐지만 항상 요리와 케이크 만드는 일이야말로 나의 가장 큰 열정이었다”고 말했다. 7세 때 처음 케이크를 구워본 후 끊임없이 기술을 향상시켜왔으며, 링에서 내려온 후에는 제과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 제과점이나 베이커리 카페를 전전하면서 일을 배웠다.
끈기와 열정으로 만들어낸 그의 케이크를 보면 과연 운동선수와 예술가의 차이는 한 끗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출처 ‘아더티센트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