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으로 채용됐으나 2년 이상 근무한 아나운서에게 계약 종료를 통보한 것이 부당해고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사진=SBS 뉴스화면 캡처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장낙원)이 MBC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부당해고 판정에 불복하며 낸 소송에서 MBC 패소 판결을 내렸다.
MBC는 파업 당시인 2012년 4월 유 아무개 아나운서와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한 뒤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했다. 그러나 지난 2017년 12월 경영진이 바뀌면서 유 아나운서는 MBC로부터 계약 기간이 종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유 아나운서의 구제신청을 받고 부당해고 판정을 내렸으며, 이에 불복한 MBC가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중노위도 유 아나운서의 손을 들어줬다.
기간제 노동자라 하더라도 회사 측이 2년을 초과해 사용하는 경우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보기 때문에, 당초 계약이 기간제 계약이었다 하더라도 2년 이상 근무한 유 아나운서에게 계약 종료를 통보해 해고하는 것은 부당해고라는 판단이다. 이는 법원의 판단도 동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재 유 아나운서 외에도 2016~2017년 전문계약직으로 채용된 아나운서 8명도 계약 해지 통보를 받고 중노위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다. MBC는 이 판정에 대해서도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첫 변론기일은 다음달 13일로 예정돼 있다.
이 아나운서 8명은 해고 무효 소송 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 근로자 지위를 인정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지난 5월 서울서부지법에서 인용 결정이 내려졌다. 그러나 사측이 이들을 다른 아나운서와 격리조치하고 업무를 주지 않자 지난 16일 시행된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1호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