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홈 구조에 의한 모세관 현상으로 빠른 약물 침투 가능…주사기 단점 개선에 기여할 것
제작된 독사 어금니 모사 약물전달패치
[대전=일요신문] 육군영 기자 = 숭실대배원규 교수·UNIST 정훈의 교수 공동연구팀이 큰 압력 없이 가볍게 붙이는 것으로 수 초 이내에 액상약물을 그대로 전달시키는 패치를 개발했다.
피부에 액상약물을 침투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바늘과 실린더를 이용해 액체를 밀어넣는 주사기는 아직도 의료현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167년 전에 발명된 주사기는 큰 바늘과 높은 압력(실린지)으로 약물을 밀어넣기 때문에 바늘 공포증(needle phobia)과 통증을 유발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최근 거부감과 통증을 줄일 마이크로니들(microneedle) 패치도 고안됐지만 액상 약물의 직접침투가 어렵고 효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같은 주사기 기술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연구를 진행하던 연구팀은 뒷어금니독사가 독을 밀어내는 근육 조직이나 압력기관이 없이도 빠르고 효율적으로 독을 침투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제작된 독사 어금니 모사 약물전달패치 확대 모습
또 어금니의 독특한 구조가 유체를 피부 안쪽으로 전달하기에 최적의 형태임을 확인했으며 모세관 현상을 활용할 경우 실린더 주사기의높은 압력이 없이도 효과적으로 액상약물을 침투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후 연구팀은 반도체 공정을 이용해 어금니 모사 구조체 100여 개를 배열한 엄지 크기의 스탬프형 약물전달 패치를 제작했다.
그 결과 머리카락 굵기 두세 배길 이의 어금니 모사 구조체 하나하나가 실린더의 사기와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을 슈퍼컴퓨터의 시뮬레이션으로 입증했으며, 이후 기니피그와 마우스 등에게 해당 패치를 부착해 특별한 외력 없이도 백신 및 유효성분이 전달되는 것을 확인했다.
배원규 교수는 “현대 약물이 고분자 기반으로 대체되는 가운데 이를 피부로 전달할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그 활용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치매 치료제, 당뇨환자용 인슐린 등 다양한 고분자 약물을 안전하게 피부로 전달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배 교수는 “자연모사공학의 문제해결기법을 이용해 기존 실린지 주사기의 장점인 액체약물을 그대로 전달하면서도 큰 바늘과 높은 압력으로부터 기인하는 거부감이나 통증을 극복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기존 기술의 단점을 극복한 점을 높게 평가받아 저명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트랜스레이셔널 메디슨(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8월 1일 자 표지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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