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은 지난 6월 25일 포스코가 보유하던 서울신문 지분 19.4%를 인수해 서울신문 3대 주주가 됐다. 이후 서울신문 측은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일가의 승계 문제를 비롯해 그룹 계열사의 각종 갑질과 부당행위, 정관계 로비 등을 집중 취재하기 시작했다.
호반건설은 “특별취재팀이라는 이름으로 사실상의 익명의 기사를 내보낸 것도 이례적이지만 26건의 공격적인 기사를 내보내면서도 최소한의 반론권도 주어지지 않았다”며 “악의적일 뿐만 아니라 언론사의 공적인 지면을 사유화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서울 서초구 호반건설 본사 건물 전경. 사진=고성준 기자
이어 “호반건설은 무차별 비방 기사가 게재되자 지난 7월 29일 서울신문 일부 경영진과 우리사주조합 대표, 노조 대표 등을 만나 지분 인수 과정을 설명하고 어떤 경우로든 서울신문의 편집에 영향을 미치거나 개입할 의도가 없다고 또 설명했다”며 “그러나 서울신문 관계자들은 호반건설이 인수한 지분을 우리사주조합에 전량 무상으로 넘기라면서 그러면 우호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고 넘기지 않으면 비방기사를 계속 게재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과 노조 측은 이에 대해 “허무맹랑한 주장”이라고 답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11일 기사를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 “서울신문은 호반건설이 서울신문 주식을 매입한 지난 6월 25일 이후 사원총회와 서울신문독립추진위원회 등을 열어 호반건설 측의 주식매입을 건설 자본의 언론 사유화 시도로 규정짓고, 호반건설 측의 접촉 요구를 일절 거부해왔다”며 “호반건설 측이 과연 115년 동안 이 땅의 공영언론으로서 역할해온 서울신문의 최대주주가 될 자격이 있는지 시민단체들과 함께 도덕성과 기업행태 등을 조목조목 분석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호반건설은 지난 7월 29일 공식면담에서 무상양도 요구가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양측 비공식채널 간 사전접촉에서 호반건설 측 인사에게서 무상양도 언급이 처음 나왔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며 “최승남 호반호텔&리조트 사장은 이 같은 내용을 보고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공식면담에서 마치 처음 듣는 이야기인양 모르쇠로 일관하며 기존의 입장만 되풀이했다”고 주장했다. 또 “사전협의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를 통해 왜곡된 사실을 전파하고 날조된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고 덧붙였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