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MBC ‘사람이 좋다’ 캡쳐
13일 방송되는 MBC ‘휴먼 다큐 사람이 좋다’는 강원래, 김송 부부 편으로 꾸며진다.
1996년 대한민국을 ‘꿍따리 샤바라’ 열풍으로 몰아넣었던 클론의 강원래. 내놓는 음반마다 초대박 히트를 기록하며 성공 가도를 달리던 도중 교통사고로 인해 2000년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강원래의 사고는 전 국민을 충격에 빠트렸다. 변함없이 강원래 곁을 지켰던 약혼녀 김송의 순애보 사랑은 수많은 사람들의 감동을 불러일으켰고 2003년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그렇게 행복과 희망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강원래, 김송 부부는 밝은 얼굴로 희망을 말했지만 그 이면엔 아픔도 있었다. 장애는 낯선 세상을 다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고 익숙하지 않은 삶에 부딪히고 넘어지는 날들이 계속됐다.
강원래의 상처는 김송의 상처가 되고 김송의 상처는 부메랑처럼 다시 강원래에게 돌아갔다. 뒤늦게 찾아온 성장통에 강원래, 김송 부부는 남모르게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었다.
두 사람의 상처를 말끔히 낫게 해준 것은 바로 1%의 기적, 아들 선이였다. 무려 13년 동안 여덟 번의 시험관 시술을 통해 품에 안은 선이는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가르쳐주었다.
올해 여섯 살이 된 선이. 흔히 미운 나이라고 하는 여섯 살이지만 부부에게는 세상에서가장 예쁜 나이다.
존재만으로 엄마, 아빠를 행복하게 만드는 집안의 마스코트 선이지만 훗날 아빠의 장애로 인해 상처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강원래, 김송 부부는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부부는 아빠 강원래가 그랬던 것처럼 엄마 김송이 그랬던 것처럼 선이가 장애를 수용하고 당당해질 수 있게 가르치고 싶다.
선이와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많아 미안하지만 뒤에서 든든하게 지켜주는 아빠가 되고 싶은 강원래와 선이가 기댈 수 있는 자상한 엄마가 되고 싶은 김송 부부의 부모수업을 ‘사람이 좋다’에서 담아 본다.
한편 사고 이후, 걸을 수 없다는 사실은 강원래를 좌절하게 만들었다. 걸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재활에 매진했지만 현실을 바꿀 수는 없었다.
그래서 강원래는 걷는 것을 포기하고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 라디오 DJ, 영화감독, 교수까지 이 모든 꿈은 강원래가 휠체어를 타고 이루었다.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도 강원래의 춤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몰랐고 이는 문나이트로 이어졌다.
문나이트는 과거 현진영, 서태지, 듀스 등 내로라하는 춤꾼들이 모였던 한국 댄스 문화의 성지였으나 90년대 이후 사실상 명맥이 끊겼다.
강원래는 스트리트 댄스 문화를 부활시키기 위해 문나이트를 다시 열었다. 비록 예전처럼 춤을 출 수는 없지만 후배들이 춤을 추는 것을 보기만 해도 뿌듯하다는 강원래에게 있어 문나이트는 추억이자 새로운 꿈이다.
장애를 받아들이고 자신을 사랑하기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는 강원래는 자신과 클론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과 영화 제작, 클론 6집 앨범 발매 등 여전히 새로운 꿈을 꾸며 살고 있다.
가족을 위해 세상의 편견과 맞서고 싶다는 아빠 강원래의 가장 큰 꿈은 선이에게 멋진 아빠가 되는 것이다.
마음이 울적하고 답답할 때마다 꿍따리 샤바라를 외치며 긍정적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강원래, 김송 가족을 만나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