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때도 촛불 들었는데 오늘 또 든다” “고대 입학하려고 재수까지 했는데” 학생들 분노
고려대에서 조국 후보를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조 후보자 딸은 한영외고 재학 시절 2주간의 인턴활동으로 SCI급 의학 논문 제1저자에 등재됐다. 학계에서는 문과 고등학생이 2주 만에 SCI급 논문 제1저자에 등재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조 후보 딸은 이 논문을 활용해 고려대에 입학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 후보 딸은 지난 2010년 ‘세계선도인재전형’으로 고려대 생명과학대학에 입학했다. 고려대는 당시 입시자료가 교육부 지침에 따라 폐기돼 의혹이 사실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촛불집회가 열리기까진 우여곡절이 많았다. 최초 촛불집회를 제안했던 고려대 졸업생은 자신이 현재 타 대학 로스쿨에 재학 중이라면서 “향후 법무부 주관의 변호사 시험을 응시해야 하고 학사관리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 집회 주최를 포기하겠다”고 했다.
무산될 뻔했던 집회는 다른 재학생들이 개최자로 나서겠다고 자원하면서 예정대로 이날 개최됐다.
주최 측은 정치적인 오해를 피하기 위해 특정 정당이나 외부 인사의 참여를 금지했다. 이날 집회는 고려대 학생증이나 졸업증명서를 제출한 학생들만 참여할 수 있었다.
주최 측은 “권력 앞에 떳떳하다면, 정의와 진리 앞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면 고려대는 조 씨의 입학과 관련된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집회에 참여한 한 학생은 “저는 고려대에 입학하기 위해 재수를 했다. 조국 딸을 보면서 내가 왜 그렇게 고생했나 자괴감이 들어 집회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저는 최순실 사태 때도 촛불집회에 나갔다. 아직도 촛불을 들어야 할 것 같아서 나왔다. 문재인 정부에 실망했다. 정치적인 좌우 관계를 떠나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해야 할 것 같아서 나왔다”고 말했다.
집회 이후 학생들은 “개인에게 관심 없다. 진실에만 관심 있다. 진상규명 촉구한다. 입학처는 각성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교내를 행진했다.
고려대 교정에 모인 시민들은 학생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행진에 나서자 박수를 치며 응원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