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인나이트클럽의 대명사 돈텔마마의 폐쇄 소문이 최근 돌면서 30∼40대 샐러리맨들을 놀라게 했다. 임준선 기자 | ||
“진짜 없어지나? 문 닫기 전에 부지런히 가야겠다. 근데 혹시 물 좋다고 들은 다른 나이트클럽은 없나?”(H그룹 과장)
성인나이트클럽 ‘돈텔마마 (Don’t tell MaMa)’. 우리말로 번역하면 ‘엄마에게 말하지 말라’는 뜻의 이 성인 나이트클럽이 강남에 등장한 것은 2001년 5월. 이 클럽은 등장하자마자 중년 샐러리맨들 사이에 폭발적 인기를 끌며 화제를 모았다. 하룻밤에 1천 명이 넘는 입장객이 몰릴 정도였다.
이 클럽이 최고의 인기 나이트클럽으로 뜬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 돈텔마마가 출범 당시 강남의 유흥업소는 대부분 젊은이들이 가는 곳이거나 가격이 비싼 룸살롱 등이었다. 그러나 이 클럽은 가격도 중가인 데다, 남녀 입장객을 맺어주는 이른바 부킹이 확실해 성인들에게 크게 어필했다. 이 클럽은 ‘들어가기만 하면 100% 즉석 부킹이 된다’, ‘30세 이상만 입장이 가능하다’는 등 차별화 전략을 내세워 연령층이 30대 이상인 샐러리맨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실제로 이곳에 자주 드나들었던 H그룹 한 관계자는 “20대가 주로 가는 나이트를 가자니 좀 멋쩍고, 그렇다고 매번 단란주점이나 고급 룸살롱을 가자니 주머니 사정도 따라주지 않는데 반해 이 나이트클럽은 적당한 가격으로 모든 것을 즐길 수 있어 회식 후 자주 찾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S그룹 관계자 역시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 ‘돈텔마마에 가봤냐’는 얘기를 하도 많이 들어 대체 어떤 곳일까 궁금해서 한 번 들렀다가 단골손님이 됐다”며 웃었다.
특히 ‘돈텔마마’는 30∼40대의 신종 놀이 공간이라는 사실 외에도 ‘부담 없이 하룻밤 즐기는’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어 내면서 더욱 인기가 높아졌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 같은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이 클럽의 주요 공략지역도 처음에는 서울의 강남지역이었으나 이후 강북, 수도권 지역으로 점차 확대되더니 급기야는 이 클럽을 구경하겠다고 지방에서 올라오는 사람들마저 생기게 됐다. 또 이 클럽의 이름을 그대로 딴 다른 나이트클럽들도 우후죽순으로 늘어났다.
그러던 강남 최고의 나이트클럽이 폐쇄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월 중순경부터. 이는 이 클럽이 위치한 강남 역삼동 부근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얘기의 골자는 개인 부동산 개발업자가 ‘돈텔마마’의 건물이 들어서 있는 부지를 매입했고, 이 자리에 주상복합 아파트나 상가를 지어 임대사업을 할 예정이라는 것.
또 현재 이와 관련해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건물 내 임차인들을 정리하고 올해 10월부터는 공사가 시작될 것이라는 등 비교적 자세한 내용의 얘기였다.
인근 J부동산 관계자는 “강남지역 내에서도 이 클럽이 자리잡고 있는 장소만큼 목이 좋은 곳은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얼마 전 부동산 개발업자인 한 개인이 이 부지를 매입했고, 20층 이상 규모의 주상복합 상가 겸 아파트를 짓는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그 개인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전했다. 어쨌거나 이렇게 되면 당연히 ‘돈텔마마’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고, 더구나 이곳에 주상복합 아파트나 상가가 들어서면 클럽 영업을 위해 재임대를 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 결국 클럽의 문을 닫아야 한다는 말이다.
클럽 인근에서 퍼져 나온 얘기는 강남을 중심으로 퍼지다가 결국 이곳을 출입하는 사람들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됐다.
그러나 ‘돈텔마마’측은 “오는 10월경 문을 닫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런 얘기를 어디서 들었느냐”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돈텔마마측 관계자는 “우리 클럽이 없어진다는 ‘루머’를 우리도 들었다”며 “우리가 지나치게 잘나가니까 인근의 경쟁사에서 이 같은 얘기를 퍼뜨린 것 같으나,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강력히 부인했다. ‘묻지마’ 부킹 대명사인 ‘돈텔마마’의 폐쇄 소문으로 인해 평범한 30∼40대 샐러리맨들이 잠시나마 가슴을 쓸어 내렸다는 것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