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CT촬영’ 장점보다 단점 많아…의료비 아껴주는 ‘현명한 선택’ 캠페인 전세계 확산중
이 캠페인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현재 80개 이상의 전문학회가 참여, 목록을 공유해오고 있다. 아울러 캐나다, 호주, 영국, 일본 등에서도 같은 캠페인이 번지고 있다. 제시하는 항목은 어디까지나 권고사항이다. 어떤 검사나 처방전에 ‘환자와 의료인 간에 더 많은 대화’를 가질 것을 권장한다.
그렇다면, 전문의들이 뽑은 ‘삼가야 할 검진’은 어떤 게 있을까. 일례로 CT검사다. 가볍게 머리를 다쳐 응급실에 온 소아환자의 경우 환자 가족은 마음이 불편해 검사를 요구하게 된다. 병원 측도 환자 가족을 안심시키고 수익도 되기 때문에 검사를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 소아과학회는 “머리에 경미한 부상을 입은 소아에게 CT촬영을 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복통에도 CT검사는 불필요하다. 이런 경우 장점보다는 확실히 단점이 많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일본 경제지 닛케이트렌드는 ‘일반적으로 실시되고 있으나 받을 필요가 없는 검사 및 치료’를 정리해 실었다.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하나씩 짚어보자.
두통약을 장복하면 오히려 약제유발성 두통을 초래할 수 있다.
#두통약을 장기간 복용하지 않는다
미국 두통학회는 “두통약의 단기 사용에 대해서는 효과를 인정하지만,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잦은 복용으로 인해 오히려 약제유발성 두통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복용횟수는 1주일에 2회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사소한 두통으로 뇌파를 측정하지 마라
미국 신경학회는 “두통에 뇌파측정은 필요 없다”고 단언한다. 두통 진단만큼은 의사의 진찰이 뇌파측정을 앞선다는 게 이유다. 학회는 “불필요한 검사는 환자의 지출 비용만 늘릴 뿐, 아무런 메리트가 없다”고 강조했다.
#수술 상처 부위에 항균제를 남용하지 않는다
미국 피부과학회는 “수술 후 상처 부위에 안이하게 항균제를 발라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항균제 남용이 상처를 자극해 자연치유를 늦출 가능성이 있으며, 내성균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장암 내시경검사는 10년에 한 번으로 충분
평균적인 사람은 고성능 대장내시경으로 음성 판정을 받았을 경우 대장암 위험이 그 후 10년간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력이 없고, 과거에 대장암이나 폴립(용종) 등의 이상이 없다면 검사는 10년에 1회가 적당하다.
#아이에게는 기관지확장제를 쓰지 않는다
기관지염 치료 시 흔히 기관지를 넓혀주는 확장제를 처방한다. 하지만 미국 소아과학회는 “아이의 경우 기관지확장제 효과가 한정적인 반면, 손발 떨림과 경련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불필요한 흉부X선 검사를 남발하지 마라
뚜렷한 병력이 없고 보행이 가능한 환자라면 입원 시, 혹은 수술 전에 흉부X선 검사가 필요하지 않다. 미국 외과학회에 따르면 “관련 검사를 받은 사람 가운데 치료방침에 영향을 준 것은 2%에 불과했다”고 한다.
#변형성무릎관절증에 글루코사민, 콘드로이틴은 효과 없다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틴은 연골을 구성하는 성분이다. 그러나 미국 성형외과학회는 “글루코사민도, 콘드로이틴도 변형성무릎관절증 증상 완화에는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무좀이라고 생각돼도 먹는 약은 불필요
무좀은 여러 곰팡이 균이 원인이다. 그중 백선균에 의한 무좀은 경구 항진균제를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미국 피부과학회에 의하면, 무좀 증상이 의심되더라도 실제로 백선균 감염이 아닐 확률이 50%에 가깝다. 항진균제 특성상 부작용이 따를 수 있으므로 백선균이라고 확정된 후에 복용을 결정해야 한다.
#치매환자라면 영양튜브는 의미 없음
“치매가 진행되고 있는 경우 튜브를 통해 위장에 영양을 공급해도 생명 연장 효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미국 의학협회는 “치매 환자에게 영양튜브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가벼운 두부 외상에 CT검사를 하는 건 비효과적이고 방사선으로 인해 해로울 수도 있다.
#경도의 두부 외상에는 CT검사를 하지 마라
미국 구급의학회는 “가벼운 두부 외상 시 응급실에서 CT를 찍는 건 비효과적”이라고 잘라 말했다. “뇌혈관질환의 위험군이 아닌, 보통 사람이라면 가벼운 두부 외상으로 두개골절이나 뇌출혈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방사선을 사용하는 CT검사가 해로울 수 있다.
#요통이라고 휴양하지 않는다
‘허리가 아프면 무조건 쉬는 게 좋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북미 척추학회는 “요통의 치료를 위해 48시간 이상 계속 누워있는 건 권장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학회는 “임상연구 결과, 계속 누워있는 치료의 장점이 인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플리먼트는 건강유지에 효과 없다
“비타민류를 제외한 다이어트 계열, 허브 계열의 서플리먼트는 건강유지 목적을 위해 복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미국 독성학회의 견해다. “이들은 엄격한 품질 관리가 되지 않아 성분을 충족시키지 못할 때가 많다”고 한다.
#급성 부비강염에 무턱대고 항균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부비강염(축농증)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으로 자연 치유된다. 미국 가정의학회는 “부비강염이 7일 이상 지속되거나 더 이상 악화되지 않는 한, 무분별하게 항균제 처방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스트레스성 위궤양에는 예방적 투여를 자제
집중치료실에서 몸이 악화된 사람을 제외하고는, 스트레스성 위궤양의 예방적 투여는 추천하지 않는다. 소화기합병증 위험이 없다면, 복용하지 않는 편이 부작용의 우려가 없을뿐더러 의료비 경감으로도 이어진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