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결책 내놓지 않고, 위로금 제시하며 합의 하자”… 이해할 수 없어
- SK텔레콤, “고객 불편 배려 차원 불가피한 조치”… 위로금 제시는 직원 판단 착오
-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 양도인·양수인 관련 증빙 서류 구비… ‘명의변경신청서’ 작성해야
[대구·경북=일요신문] 최창현 기자 = “SK텔레콤의 명백한 정보통신망법 개인정보 보호 위반이다.” “고객 불편 배려 차원의 적절한 조치였다.”
SK텔레콤 한 고객이 자신의 동의를 무시한 채 휴대전화 번호를 제3자에게 이전해줬다며 SK텔레콤을 상대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 고객은 이에 대한 법적 대응까지도 불사하겠다며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은 이렇다. A씨(47, 포항)는 지난 2017년 4월25일 구속돼 수감 생활을 하고 지난해 11월30일 출소했다. 출소 이후 A씨는 SK텔레콤이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마음대로 제3자에게 이전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SK텔레콤이 A씨의 번호를 이전해 준 또다른 고객은 A씨의 양어머니 B씨였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측은 이전 절차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A씨는 “양어머니 B씨는 직계가족도 아니고 하물며 현재까지 가족증명원에도 올라가지 않은 상태인, 편의상 어머니라는 호칭으로 불러오고 있지만 사실 ‘남’이나 마찬가지인 관계”라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가(양어머니)가 본인(A씨)의 신분증과 수감 사실 확인증만을 가지고 명의를 이전 받고, SK텔레콤에서 자신의 번호 이전을 해 준 것은 명백한 정보통신망법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가족도 아닌 남과 같은 B씨에게 자신의 동의와 의사와는 전혀 무관하게 명의를 이전 해줬다는 것
A씨의 수감 당시 B씨는 A씨가 수감 전 개통을 해준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었다. 018로 시작되는 이 번호는 A씨 본인이 정상적으로 직접 가입 서류를 작성하고 서명까지 해서 SK텔레콤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이후 A씨는 수감 생활을 하게 됐고, B씨는 자신의 명의가 아닌 A씨의 휴대전화를 사용함에 있어 소액결제와 사용내역 조회 등 이용에 불편함이 커 SK텔레콤에 찾아가 자신에게 A씨의 번호를 이전해 줄 것을 요청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당시 B씨는 휴대전화 사용의 불편함을 호소하며 수차례 SK텔레콤 매장을 방문했으며, 이에 고객 불편 해소 차원에서 최소한의 서류만을 요구했다”며 “이후 B씨가 A씨의 신분증과 수감 증명원을 갖고 와 양어머니란 사실을 소명하며 휴대전화를 본인에게 이전해 줄 것을 간절히 요구해 이전을 해 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씨는 “신분증은 수감되기 전 신분증이 들어있는 지갑을 집에 놓고 왔을 뿐이고 직접 B씨에게 (신분증을) 건네주지 않았으며, 수감 증명원 역시 당시 B씨가 10매 정도 교도소에서 발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융거래와 소소한 사안의 용도로만 사용한다고 해서 발급을 허용한 것이고 휴대전화 이전을 위한 첨부 서류로 사용하겠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현재 A씨는 SK텔레콤 측이 무단으로 제3자에게 자신의 휴대전화 이전을 해 줘 피해를 입었다며 이전 018 번호의 휴대전화 개통 요구를 비롯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골드번호’를 정식 요청한 상태다.
이에 SK텔레콤 측은 “018 개통은 시스템상 어렵겠지만 고려는 하고 있다. 하지만 골드번호의 경우 불법 거래 등의 이유를 들어 절차상 문제가 있고 현행법상 추첨식이 아닌 개인간의 골드번호 부여는 불법이어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사진=일요신문 DB)
# 명의변경 처리 시 양도인·양수인 관련 증빙 서류 구비… ‘명의변경신청서’ 작성해야
SK텔레콤이 고객의 동의 없이 휴대전화 번호와 그에 따른 모든 명의를 제3자에게 이전해줘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해당 고객이 이 같은 사실을 알고 항변하며, 번호를 되돌려 달라고 하자 SK텔레콤 측은 위로금을 제시하며 해결하자고도 나서고 있어 공분을 사고 있다.
고객 A씨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본인의 동의 없이 자신의 018로 시작되는 휴대폰 번호를 아무런 서류조차 받지 않고 제3자에게 명의 이전 해 줬다. 이후 SK텔레콤에 항의하자 “미안하다, 위로금을 지불하겠다”며, 10만원을 제시하고, 합의에 응하지 않자 다시 처음 제시한 금액보다 많은 30만원을 제안하며, 일련에 일(사안)들은 없던 일로 하자고 요구했다.
A씨는 “이는 명백한 개인정보보호법 등 위반임에도 일방적인 답변만을 내세우며 위로금 명목으로 합의를 하자고 하는 SK텔레콤을 이해할 수 없다”며, “특히 SK텔레콤 측은 말도 안 되는 내용을 만들어 내 문제의 해결책 등을 내놓지 않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변명으로만 일관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SK텔레콤의 이 같은 행태는 고객 개인정보를 사전 동의 없이 사용한 위반사항에 해당된다.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 한 관계자는 “이동통신서비스 이용자의 명의가 최초 가입자 동의 없이 손쉽게 타인의 명의로 변경될 수 있다면 이른바 대포폰 등을 양산시켜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동통신업체의 위탁대리점 등에서 명의변경 처리 시 반드시 양도인과 양수인의 신분증, 인감증명서 등 관련 증빙 서류를 구비해 명의변경신청서를 작성해야 하며, 이동통신사는 명의변경 업무가 절차상 흠이 없이 이뤄졌는지 여부를 명확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 구속 수감자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다. 반드시 동의서 등 당사자의 증빙 서류가 이동통신업체에 제출 돼야 명의변경 업무의 절차상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SK텔레콤의 명의불법이전처리, 사기행각 등에 대해 부당함을 용서할 수 없다는 진정서를 국민신문고와 경찰청 등 게시판에 올려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SK텔레콤 측 관계자는 “당시 A씨는 수감생활 중이었고, 양어머니란 분이 수차례 오셔서 아들이 개통해준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보니 여러 불편한 점이 많은데 아들이 수감 중이라 같이 오지는 못했다며 명의 이전을 간곡하게 부탁해 어쩔 수 없이 이전을 해 줄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하며, 명의 이전 절차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위로금 등 명분으로 A씨에게 10~30만원의 금액을 제시한 것은 당시 상담을 한 해당 지점 지점장의 판단 착오이고, 고객 대응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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