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 사진=KBS 뉴스화면 캡처
조기룡 서울고검 부장검사는 27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임은정 부장검사 고발 사건 관련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을 통해 조 부장검사는 “당시 실무책임자(대검찰청 감찰1과장)로서 사실관계와 법리를 외면한 근거 없는 주장이 도를 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이 사건을 법리에 따라 판단하지 않고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라고 비판하면서 검찰 전체를 매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임 부장검사의 발언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임 부장검사는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이 2016년 당시 부산지검 소속 윤 아무개 검사가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고소장을 분실하자, 이를 위조해 처리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징계조치 없이 사표를 수리했다며 당시 검찰 고위간부들을 직무유기 혐의로 지난 4월 초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임 부장검사가 고발한 인물은 김 검찰총장, 김주현 전 대검 차장, 황철규 전 부산고검장, 조 부장검사 등 4명이다.
임 부장검사는 지난 24일 이 사건 관련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검찰이 재차 기각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감히 경찰 따위가 어찌 검찰을 압수수색할 수 있겠나”면서 ”모든 국민들에게 적용되는 대한민국 법률이 검찰공화국 성벽을 넘어설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라는 취지의 비판이다.
이를 두고 조 부장검사는 ”두 차례에 걸친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 기각은 조직 감싸기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 전혀 아니“라면서 ”이 사건 영장 업무를 처리한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도 고발된 범죄 혐의가 법리적 차원에서 인정되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밝혔다”고 임 부장검사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이어 이 사건은 분실기록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고, 사익 추구 목적이 아니었던 점, 원칙대로 상급자에게 보고하고 재차 고소장을 제출받더라도 각하 처리됐을 것이란 점을 근거로 중징계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므로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도 설명했다.
또 임 부장검사가 이 사건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사문서위조 사건과 비교한 것과 관련해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조 부장검사는 이에 대해 “범행 동기나 경위 등에 있어서 차이가 있는 두 사건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면서 윤 검사의 범죄가 훨씬 중하며, 중징계 사안이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임 부장검사에게 반문하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임 부장검사의 고발장을 접수한 뒤 고발인 조사를 마치고 법무부와 검찰에 사건 관련 자료를 3차례에 걸쳐 요청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