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MBC ‘사람이 좋다’ 캡쳐
5일 방송되는 MBC ‘휴먼 다큐 사람이 좋다’ 338회는 배우 이재은 편으로 꾸며진다.
이재은은 주요 출연 작품만 드라마 34편, 영화 17편, 연극과 뮤지컬 등 무대 활동 13편으로 중장년은 돼야 가능한 필모그래피를 지녔다.
이제 막 사십 대에 들어선 배우 이재은(40세). 1984년 다섯 살에 우연히 참여한 ‘예쁜 어린이 선발대회’에서 3위로 입상한 후, CF모델로 처음 데뷔했다.
이어 한글도 읽지 못하는 나이에 엄마가 불러주는 대사를 외워가며 연기를 시작한 그녀는 80년대 대표 어린이 영화 ‘우뢰매’를 시작으로 드라마 ‘토지’, ‘하늘아 하늘아’ 등 다수 작품에 출연했다.
깜찍한 연기를 선보여 대한민국 국민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당시 대한민국에 존재했던 아동복 브랜드 10개 모두에서 전담 모델로 활동했던 만큼 부모들의 워너비 어린이였다.
1999년, 스무 살이 돼서는 영화 ‘노랑머리를 통해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시도해 제20회 청룡영화제와 제37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신인여우상을 받으며 아역 이미지 탈피에 성공했다.
더불어 연기력까지 인정받았다. 이어 MBC 시트콤 ’논스톱‘과 드라마 ’인어아가씨‘에 출연하며 하이틴스타로 발돋움하며 가수 활동까지하는 등 전성기를 맞았다.
그런데 스물일곱 꽤 이른 나이에 돌연 결혼을 하면서 하이틴스타의 인기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뒤늦게 알려진 이재은의 개인사는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바로 다섯 살 때부터 내내 연예 활동을 해서 가정 경제를 홀로 책임져왔다는 것.
영화 ’노랑머리‘는 결과적으로 그녀에게 영예를 안겨준 작품이기는 하지, 실은 집안의 빚을 갚기 위해 출연을 결정했다.
사람들의 냉담한 반응에 당시 어렸던 그녀는 상처가 컸고 원치 않는 연기를 하지 않으려면 집에서 독립해야 한다고 여겼기에 결혼을 서둘렀다고 한다.
신문기자였던 그녀의 아버지 고 이정섭 씨는 폐결핵으로 직장에 다닐 수 없게 된 후 경력이 단절됐다.
이후 가장으로 바로 서보려 갖은 노력을 했지만 여러 차례 사기를 당했고 본인 대신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딸에게 늘 미안해했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노출 강도가 높은 영화를 촬영해야 했을 때는 특히 마음 아파했다고 한다.
생전 아버지가 만들어놓은 이재은의 활동 자료 파일에는 영화 ’노랑머리‘ 관련 자료가 꼼꼼하게 스크랩되어 있었다.
뒤늦게 관련 스크랩을 발견한 이재은은 당시 아버지의 심정을 다시 헤아려 보며 어머니와 함께 경기도의 한 추모관에 모셔져 있는 아버지를 찾아가 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