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 대상 확대, 출연 연습생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검토할 것”
프로듀스 시리즈 4번째 시즌 ‘프로듀스X101’을 통해 데뷔한 보이그룹 엑스원. 사진=고성준 기자
이용표 서울경찰청장은 12일 오전 서울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정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까지 입건된 이들은 CJ ENM 고위 관계자, 기획사 관계자 등을 포함한 10여 명이고 오는 14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입건한 관계자 가운데는 앞서 사기, 배임수재 및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김용범 CP(총괄 PD)와 안준영 PD도 포함됐다.
이 청장은 “공정사회를 실현하는 차원에서 철저하게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기획사들의 의혹, 향응 수수, 고위 관계자 개입 등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의 중심에 선 안준영 PD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예기획사들로부터 강남 일대 유흥업소에서 40여 차례 접대를 받고 요구대로 유료 투표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접대액은 한 번에 수백만 원씩 약 1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안 PD는 지난해 방송된 프듀 3번째 시즌 ‘프로듀스48’, 올해 방송된 4번째 시즌 ‘프로듀스X101’의 투표 결과를 조작했다고 시인했다. 각 프로그램을 통해 걸그룹 아이즈원과 보이그룹 엑스원이 데뷔했다. 이들은 조작 논란으로 현재 예정됐던 모든 활동이 중단된 상태다.
당초 경찰의 수사가 제작진을 향했을 때 Mnet과 모회사 CJ ENM 측은 “제작진의 개인 일탈”이라고 문제를 축소했다. 그러나 CJ ENM 고위 관계자들까지 입건되면서 이들의 ‘꼬리 자르기’ 시도는 실패하게 된 셈이다.
한편, 경찰은 현재 제작진이 조작을 시인한 프로그램 가운데 ‘프로듀스X101’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습생들에 대해서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