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거취에 왈가왈부 마라” vs “기웃거리지 말고 출마하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왼쪽)와 여영국 정의당 의원(오른쪽)이 ‘창원 성산구’를 둘러싸고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홍 전 대표는 내년 총선 출마에 대한 의지를 밝혔으나, 구체적으로 출마지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험지에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굳혀왔기 때문에 정치권에선 그의 고향인 경남 창녕과 대구에서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들이 난무했다.
그러나 최근 홍 전 대표가 경남 창원 성산구에서 출마가 유력하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창원 성산구는 현재 여영국 정의당 의원의 지역구다.
창원 성산구는 노동자들이 많이 밀집해 진보 성향을 띄는 지역이다. 20대 국회에서 노 전 의원이 이 지역을 지켰으나, 2018년 7월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공석이 됐다.
재보궐 선거에는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와 거제시장을 역임했던 권민호 더불어민주당 후보 등이 출마했으나, 권민호-여영국 후보 간 단일화로 여영국 후보가 범여권에선 단일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홍 전 대표의 ‘창원 성산구 출마설’이 불거지자 여 의원은 지난 11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홍 전 대표가 최근 창원 성산구로 주소를 옮겼다는 소문이 있다”며 “출마하실 거면 이곳저곳 기웃거리지 말고 출마하시라”라고 말했다.
여 의원은 이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체제에서 홍 전 대표가 대구에서 차기 대권의 발판 마련이 가능하겠는가 생각은 든다”면서도 “홍 전 대표는 부산‧경남에서 한국당의 정치적 맹주로 등극하는 전략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전 대표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21대 총선을 보고 출마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대선 승리를 하는 데에 역할을 하기 위해 출마하는 것”이라며 “출마 지역도 기준을 내가 정한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더 이상 내 거취를 두고 당에서 왈가왈부하지 마라. 언제나 내 할 일은 내가 알아서 한다”며 “특정 세력의 이용물은 되지 않는다. 2022년 2월(차기 대선) 정권 교체를 위해서만 마지막 정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