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와 임야 불법전용 ‘퍼팅장‧카트길’ 조성… 광주시 시정조치 계획에 ‘뒷북단속’ 논란
광주시 곤지암에 위치한 한 골프장이 농지 수천여m²를 불법 전용해 벙커샷 연습시설까지 갖춘 퍼팅연습장을 조성, 운영 중이다. 특히 농지에 개설된 일부 구간의 도로에 대해 광주시는 원상복구 등의 시정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일요신문=광주] 이백상 기자 = 경기 광주의 한 유명골프장이 허가받지 않은 농지와 임야에 ‘퍼팅 연습장’과 ‘카트도로’를 불법 조성해 운영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농지와 임야 수천여 평방미터가 불법 점용되거나 훼손됐다. 뒤늦게 이 사실을 접한 광주시는 고발 등 행정조치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뒷북단속’이란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17일 광주시와 A골프장 등에 따르면 곤지암읍에 위치한 18홀 규모의 A골프장이 클럽하우스 바로 옆 농지(이선리 507번지)에 무허가 퍼팅 연습장을 조성해 불법운영 중이다. 골프장 측은 고객들의 요구로 ‘노는 땅’을 이용해 퍼팅 연습장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벙커샷 연습시설도 갖춘 불법 퍼팅연습장은 공부상 농지면적 5,867m² 중 약 2,000여m² 규모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또 일부 농지와 임야는 EAST 코스 1번 홀로 향하는 카트도로와 골프장 단지 내 도로가 개설돼 있다. 이외 나머지 농지는 임야로 조성돼 퍼팅 연습장을 둘러싸고 있다. 사실상 농지 대부분이 불법 전용된 것이다.
경기 광주의 한 골프장이 골프장 허가구역 밖에 위치한 농지(사진참조)에 퍼팅연습장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EAST 코스 1번 홀로 향하는 카트도로 일부가 허가 받지 않은 농지와 임야인 것으로 드러나 원상복구 될 처지에 놓였다.
현행법에는 농지를 골프장 용도로 사용하려면 관련법에 따라 당국에 ‘사업계획승인 변경’을 득한 뒤 각종 세금을 내고 해당시설을 갖춰 준공 승인을 받아야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골프장은 이 같은 법적절차를 깡그리 무시하고 배짱영업으로 일관해 왔다.
시 관계자는 “A골프장이 사업승인을 받지 않고 농지를 불법 점용해 골프장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시정조치 또는 고발조치 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이 언론 취재 이후 사태파악에 나선 광주시의 뒷북단속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약 3년 동안의 퍼팅연습장 농지불법 점용과 10년 넘게 훼손된 일부 임야 카트도로 불법이용 실태에 대해 광주시의 단속은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농지에 대한 불법전용 행위가 적발되면 농경지로 원상복구를 해야 하는 만큼 이제라도 발 빠른 행정조치를 주문하고 있다.
주민 B씨(45)는 “이는 지금껏 수많은 골프장 이용객들이 불법으로 조성된 퍼팅연습장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 꼴”이라며 “시나 업체나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지만 시는 지금이라도 불법에 대해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A골프장 관계자는 불법전용 된 농지에 대해 “고객들의 요구에 의해 2016년부터 농지를 퍼팅연습장으로 활용해 왔다”며 “카트도로가 농지와 임야를 점유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선)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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