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일요신문] 김재환 기자 = 2020년 고양시 예산(안)이 확정됐다. 의회에 제출된 이번 예산안은 총 2조 6,914억 원으로 올해보다 17.48%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대외 경제여건의 불안정으로 쉼 없이 일해도 주머니 사정이 늘 넉넉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사회의 빈틈을 메꾸기 위한 노력으로 주민의 직접 요구예산, 그리고 자원을 고루 나누는 공유예산을 중심으로 이번 예산안의 얼개를 짰다고 밝혔다.
주민참여예산 반영건수는 전년 51건에서 88건으로 대폭 늘었다. 또한 39개 동 통장과의 간담회, 전 부서 실무자와의 예산정책간담회에서 제안된 아이디어들도 상당수 반영했다.
이 시장은 시정연설에서 △성장예산 △균형예산 △순환예산 △치유예산 △활력예산 △녹색예산이라는 여섯 가지 기조로 이번 예산을 설명했다.
기업과 산업을 키우는 ‘성장예산’
“거주지를 넘어 24시간 삶터가 되는 도시를 지향하겠다”
의존재원의 비중이 큰 고양시는 자체재원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일자리의 요람인 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에 전년보다 예산을 두 배 늘렸다. 일산테크노밸리의 기업 유치를 위해 유치기금을 매년 20억 원씩 적립하기로 했으며, 기업의 요람인 지식산업센터를 활성화한다.
마이스·드론·남북경협 등 고양시가 경쟁력을 갖고 선점할 수 있는 산업에도 대폭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2021년부터 본격 추진되는 킨텍스 제3전시장 건립을 위해 250억 원을 비축한다.
2013년 이후 사실상 중단된 중소기업육성기금도 다시 적립한다. 소상공인에게 자금대출 특례보증, 시설개선과 폐업정리 등 지원에 17억 원을 투입한다.
우리 동네 꼭 필요한 생활편의시설 배치, ‘균형예산’
생활SOC는 신축의 경우 국도비를 우선적으로 확보하고, 시비가 100% 투입되는 사업은 최대한 기존 공간을 리모델링하여 활용할 방침이다.
덕양 지역은 원흥복합문화센터, 건강생활지원센터, 청년내일꿈제작소의 국비를 확보했으며, 향동종합사회복지관은 내년, 행신 평생학습관은 2022년을 목표로 건립 예정이다.
일산 지역은 탄현체육센터, 일산도서관을 준비 중이며, 철거 위기에 놓인 애니골 ‘숲속의 섬’ 건물을 매입하여 시민에게 교육문화공간으로 환원활 계획이다. 일산동구보건소는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일산서구보건소는 일산시장의 상권을 지원하는 복합개발로 추진할 계획이다.
시민의 80%가 거주하는 공동주택의 노후화, 주차난 등 현실적 생활여건도 개선한다. 노후된 승강기·급수관·변압기와 소방시설 교체를 지원하고, 한류월드에 공영주차장 4곳을 조성하며 아파트 부설주차장이나 주택 공간을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주차공유제도 도입한다.
구석구석 대중교통과 도로로 생활권 확장, ‘순환예산’
대곡~소사선 일산 연장, 인천 2호선 탄현 연장 등 고양시가 건의했던 사항들을 국가에서 광역교통계획으로 발표하면서, 철도의 불모지였던 고양시는 빠른 실행을 이끌어내기 위한 잰걸음에 나섰다. 대곡~소사선은 내년부터 분담금을 내고, GTX-A노선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킨텍스역 환승센터를 추진한다.
시내버스 요금 인상으로 부담이 높아진 청소년들에게 인상분을 보전한다. 이외에 도로 개설과 확·포장에도 63억 원을 편성했다.
사회적 위기 앞에 동행하는 ‘치유예산’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공공일자리를 늘린다. 청년자립을 위한 지원도 이어진다. 일자리와 창업, 자금보증, 주거지원 등에 약 250억 원 예산을 투입한다.
장애인 지원에도 약 550억 원을 투입한다. 장애인복지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덕양 행신지역에 장애인 종합복지센터를 2021년 말 목표로 건립한다.
노후대비의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신중년에게도 120억 가까운 예산을 배정하여 시민대학, 경력활용 일자리 등을 제공한다.
틈새문화와 틈새여가를 지원하는 ‘활력예산’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틈새문화와 틈새여가가 이번 예산의 큰 화두다. 특히 청소년 자유공간 조성, 저소득층 캠핑 지원, 어르신 생활체육 등 자력으로 문화혜택을 누리기 어려운 계층에 고루 지원한다.
이 시장은 “고양에서 생산한 문화를 내 고장의 신선한 농산물처럼 배불리 먹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고양에 거주하는 예술인들이 지역예술인으로 뿌리내리기 위한 예술인거리 조성, 창작공연·전시의 지원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자연의 가치를 생활과 접목하는 ‘녹색예산’
매몰비용과 복구비용이 적은 자연의 가치와 효율을 생활에 도입한다. 친환경자동차, 가정용 저녹스보일러 보급과 같은 미세먼지 대응에 예산을 138% 늘렸다. 태양광은 별도 부지 마련 없이도 공유지나 공공시설을 최대한 활용하여 보급할 계획이다.
특히 도시숲, 가로숲길, 경의선 철로변 보행공간 등 도심지와 먼 곳에 있었던 숲을 생활권 내에 조성한다. 시설이 점차 노후화되고 행사공간으로 여겨지고 있는 호수공원도 인공폭포 개선 등 단계적 리모델링을 시작한다.
옥상텃밭, 어르신 반려식물 등 녹색복지의 개념도 도입한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예산서만 보고도 고양시의 정책이라고 느낄 수 있는 특색예산을 최대한 담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예산안은 시의회 심의를 거쳐 12월 중순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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