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4일째인 지난 6월21일. 조흥노조와 신한지주간 막판 협상은 밤 10시30분이 다 되어서야 시작됐다. 취재진들을 위해 협상이 시작되기 전 협상시작을 알리는 포토제닉 현장이 공개됐다. 그러나 정작 협상테이블에는 정부측 인사들이 배제된 채 이인원 예금보험공사 사장, 최영휘 신한지주 사장, 송병국 신한지주 부장, 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 허흥진 조흥노조 위원장 등 5명만이 앉았다.
모든 취재진들은 이들이 협상의 주체자임을 믿었다. 그러나 이는 속임수에 불과했다. 사진촬영이 끝나자 이들은 곧장 옆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진표 경제부총리와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 등 고위급 협상자들이 위치한 방이었다. 정부는 이번 조흥은행 파업협상에는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중재만 할 것이라는 숨은 의도를 대외적으로 알리는데, 기자들이 속아준 격이다. 007작전과 비슷했다.
22일 새벽 3시까지 협상장 밖으로 나온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 동안 취재기자, 사진기자, 카메라 기자 등 70여명은 협상장에서 인기척만 나면 모두들 인터뷰와 셔터를 누르기 위해 전투자세를 갖추는 일을 수십 번 반복했다. 그러던 순간 갑자기 협상장 문이 열렸다.
이용득 금노위원장이 노조원들의 경호(?)를 받으며 비상엘리베이터를 향해 협상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기자들의 시선은 이 위원장에게 집중됐다. 그러나 이는 기자들을 따돌리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조흥은행 파업의 핵심 취재원이었던 허흥진 조흥은행 노조위원장이 그 틈을 타 중앙엘리베이터로 협상장을 유유히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또 한번의 007작전이 수행됐던 것이다.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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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4.12.11 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