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연임 앞두고 채용비리 재판 결과에 촉각…손태승, DLF 사태 금융당국 제재가 재신임 변수
연임을 준비 중인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사진=연합뉴스
가장 첨예한 승부를 앞둔 이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다. 최근 회장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연임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었지만, 새해 1월 중 나올 채용비리 관련 재판 선고 결과가 변수다. 유죄가 나오면 연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앞서 검찰은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비슷한 혐의를 받은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은 1심에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가 2심에서 징역 8월로 감형됐다. 현재로서 조 회장은 무죄 또는 집행유예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하지만 만에 하나 이광구 전 회장처럼 될 경우 오는 3월 주총에서 주주들의 찬성표를 얻기 어렵다. 금융당국도 경영공백을 우려해 이사회에 새로운 회장 후보 선출을 종용할 수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도 회장직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 1월 중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재신임 가능성이 높지만, 파생결합증권(DLF) 사태 관련 금융당국의 제재가 변수다. 제재 확정 전에 이사회 추천과 주총을 거칠 경우 임기는 보장받을 수 있다. 다만 이후 중징계가 확정된다면 겸직 중인 우리은행장 연임은 어렵게 된다. 손 회장의 우리은행장 임기는 오는 2020년 12월까지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2020년 11월이 임기다. 다시 연임에 도전하면 3연임이다. 윤 회장은 재판도, 제재에도 연루돼 있지 않아 무난한 3연임이 점쳐진다. 하지만 과거부터 KB금융 회장직은 퇴직 관료와 권력 최측근들이 호시탐탐 노리던 자리라는 점에서 낙관은 금물이다.
또한 금융지주 회장의 제왕적 경영을 탐탁지 않아하는 현 정부 금융당국의 태도도 변수다. 2017년 말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3연임에 도전할 때도 금융당국과 상당한 긴장관계가 형성된 바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2020년 말 김정태 회장의 후임을 선출해야 한다. 김 회장은 3연임이 마지막이라고 이미 선언했다. 하나금융 내규상으로도 4연임을 불허하고 있다. 함영주 부회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함 부회장은 채용비리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금융당국의 우려를 듣고 하나은행장 3연임을 포기했다. 채용비리 재판 1심 판결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채용비리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더라도 금감원의 DLF 관련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그가 은행장 재직 중 문제가 된 상품이 판매됐기 때문. 중징계를 받으면 회장 도전 자격에 미달하게 된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