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후 사우나는 ‘비추’ 어지럼증·실신 유발…시중의 ‘숙취해소제’ 실제 효능은 ‘글쎄…’
자신의 주량을 초과해 과음하면 다음날 아세트알데히드가 몸에 남아 두통과 구토, 근육통 등을 일으킨다.
Q. 알코올 분해력 어떤 사람이 높을까?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알코올 분해력이 높다. 이는 호르몬의 영향 때문이다. 여성의 경우 “에스트라디올이라는 여성호르몬이 알코올 분해를 방해해 숙취가 길어진다”는 보고가 있다. 또 “체격이 클수록 알코올 분해력이 높다”고 본다. 나이도 관련이 있는데, 청년이 미성년자와 고령자에 비해 알코올 분해 속도가 빠르다. 덧붙여 빈속에 술을 마실 때보다 식후 마시는 편이, 술을 마셔도 얼굴이 붉어지지 않는 사람이 알코올 분해력이 높다.
Q.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술에 약하다?
알코올은 위에서 20%, 소장에서 80% 흡수돼 간으로 운반된다. 그리고 간은 즉시 해독작용을 위해 알코올 분해를 시작한다. 특히 알코올 속에 있는 아세트알데히드는 독성이 강한 물질로 알려졌다.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두통이 일어나는 건 순전히 아세트알데히드에 의한 작용이다.
문제는 “동양인의 경우 선천적으로 아세트알데이드를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한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연구에 의하면 “동양인의 약 36%는 알코올 분해효소의 활성도가 낮으며, 7%가량은 아예 분비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동양인이 서양인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의 독소가 몸에 쌓이고,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시간이 느릴 수 있다”는 얘기다.
Q. 술을 많이 마셔야 숙취가 생긴다?
꼭 그렇지만은 않다. 사람에 따라 약간만 마셔도 다음 날 숙취 증상을 겪을 수 있다. 숙취는 자신의 주량, 알코올 분해력을 넘느냐 안 넘느냐의 문제다. 이를 초과해 과음하면, 다음 날 아침 아세트알데히드가 몸에 남아 두통과 구토, 근육통 등을 일으킨다. 또 알코올은 이뇨작용이 있어 많이 마실수록 탈수증상을 촉진시킨다. 이로 인해 갈증과 현기증, 두통, 설사 같은 증상을 동반하게 된다.
Q. 숙취를 가장 빨리 해소하는 법?
숙취 해소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물’이다. 인체가 알코올을 분해할 때 수분을 계속 공급해줘야 해독작용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수분 보충은 보리차나 생수를 자주 마시는 것으로 충분하다. 여기에, 술로 인해 저하된 혈당을 높이기 위해서 당분이 들어 있는 꿀물을 마시는 것도 추천한다. 달콤하면서도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주스, 그리고 스포츠 이온 음료도 숙취 해소에 좋다.
다만 위장병을 앓고 있는 경우라면 차가운 음료가 자극이 되므로 상온의 것을 선택하자. 참고로 전문가들은 “최근 시중에 숙취해소제가 많이 나와 있지만, 과학적으로 효능이 검증된 것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북어, 바지락, 콩나물 등은 비타민 B군이 풍부해 해장 메뉴로 안성맞춤이다. 사진=우먼센스 제공
영양소 중 비타민 B1, B2는 알코올 분해를 돕고, 체외로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익히 알려져 있는 북어, 바지락, 콩나물은 실제로 비타민 B군이 풍부해 술을 마신 다음 날 해장 메뉴로 안성맞춤이다. 또 오징어, 낙지, 조개 등 해산물에 함유된 타우린 성분은 간 기능 개선에 좋다. 평소 안주로 적극 섭취하길 권한다. 계란, 두부, 치즈, 생선 같은 고단백 음식도 안주로 탁월한 선택. 알코올 흡수를 지연시킬 뿐 아니라 알코올 분해에도 효과적이다. 일례로 미국에서는 날달걀을 최고의 숙취 해소 식품으로 꼽는다.
Q. 잘못 알고 있는 숙취 해소법?
반대로 따라 해서는 안 될 숙취 해소법도 있다. 흔히 사우나로 땀을 빼면, 알코올이 빠져나가 몸이 개운해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음주 후 사우나는 알코올 대사가 더욱 빨라져 어지럼증을 겪거나 심한 경우 실신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목욕은 가벼운 샤워 정도로 그치는 편이 좋다”는 조언이다. 아울러 카페인 함량이 높은 커피도 추천하지 않는다. 커피는 이뇨작용을 촉진하므로 알코올로 인한 탈수증상을 가속화한다.
Q. 건강을 지키는 적정 음주량은?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건강을 지키는 1일 알코올 섭취량은 20g(소주 2.5잔)이다. 여성이나 고령자, 조금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는 등 알코올 분해 능력이 낮은 사람은 10g 정도가 적당하다. “성인 남성의 경우 1일 40g(소주 5잔) 이상, 여성은 20g을 초과하면 성인병 발병 위험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기준을 넘어서면 ‘간이 손상되기 쉽다’는 사실을 기억해두자.
Q. 숙취를 막는 바람직한 생활습관?
빈속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 위염이 발생하기 쉽다. 음주 전에는 가볍게 식사를 하거나 요구르트, 우유, 치즈 등 부드러운 유동식을 먹어 위벽을 보호해야 한다. 또 술을 마실 때는 항상 옆에 물을 준비해 자주 마시는 습관도 바람직하다. 과음을 막고 탈수도 예방해주니 일석이조다. 나이가 들수록 알코올 분해 능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예전에 이 정도쯤 마셔도 문제없었다’며 과신하는 것도 금물. 술은 천천히 마시고, 음주한 다음 날에는 간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도록 휴식을 취하는 편이 좋다.
Q. 술을 깨기 위해 억지로 구토해도 될까?
저절로 구토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 경우 입안을 깨끗이 헹구고 탈수 현상을 막기 위해 물을 마시도록 한다. 간혹 속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 또는 술을 깨기 위해 억지로 구토를 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이런 습관은 위험하다. 식도를 상하게 할 뿐만 아니라 위장병을 초래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식도염을 앓는 사람은 구토를 일으킬 정도로 과음을 해선 안 된다.
Q. 음주 후 다음 날 아침 운전은 위험하다?
전문가들은 “전날 술을 마시고 푹 잤어도 다음 날 아침 운전대를 잡지 마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알코올을 다 해독하는 데까지는 7~8시간이 걸리지만 체격과 체질, 컨디션 등에 따라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음주한 다음 날 아침,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몇 시간 자고 나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하지만 혈중알코올농도가 남아 있을 수 있다. 일례로 소주 한 병 분량의 알코올 분해 시간은 적게는 5시간, 길게는 10시간이 소요된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